[곡기생 이야기]
어느 부잣집 아들이 풍습병(風濕病 ; 지금의 신경통)에 걸렸다. 주인은 하인을 시켜 아들에게 달여 줄 약초를 사오도록 하였다. 그런데 약초를 캐는 농부가 있는 곳까지는 꼬박 하루가 걸렸고 농부가 주는 약초는 매번 달랐다. 더군다나 아들의 병은 낫지도 않았다. 눈이 많이 쌓이고 추운 겨울 어느 날, 하인은 멀리 가기가 싫어졌다. 그래서 농부가 주었던 약초와 비슷하게 생긴 것을 근처에서 캐서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마침 뽕나무에 기생하던 나뭇가지가 전에 사왔던 약초와 비슷했고, 하인은 그 나뭇가지를 가져갔다. 그런데 그 약을 꾸준히 먹이자 아들의 병이 갈수록 호전되는 것이 아닌가! 이 소식은 약초를 팔았던 농부에게도 전해졌다. ‘하인이 발을 끊은 지가 꽤 되었는데, 어떻게 병이 나았을까?’ 그래서 농부는 그 부잣집에 찾아갔고, 하인은 그동안의 일을 농부에게 애기했다. 그 후 농부는 그 약초를 다른 환자에게도 시험해 보았는데, 다른 환자의 병도 역시 좋아졌다. 신기하게 여긴 농부는 약초의 이름을 뽕나무에 기생한다 하여 ‘상기생(桑寄生)’혹은 ‘곡기생(槲寄生)’이라고 하였다.
- 경희해들원 한약국 김경수원장 저서(健康을 지키는 우리 藥草)에서-
<곡기생(槲寄生)>
한국은 겨우살이과의 겨우살이(Viscum album L. var. coloratum Ohwi)의 건조시킨 잎·줄기·가지를 말한다. 중국에서는 같은 식물을 'Viscum coloratum (Kom.) Nakai'로 표시하고 있다. 일본 공정서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다. 곡기생의 기원식물인 겨우살이는 다른 나무에 기생하여 사는 반기생 상록 관목이다. 유럽에서는 미슬토(mistletoe)라는 이름으로 오래전부터 약용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미슬토의 추출물은 암치료의 보완대체요법으로 쓰이는 약재 중의 하나이다. 이 약재는 냄새가 거의 나지 않고, 씹으면 점성이 있다. 맛은 쓰고, 기운은 평해서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다.[苦平]
딴 이름은 기생목(寄生木) · 기생수(寄生樹)이다. 겨우살이과 식물인 겨우살이 Viscum coloratum (Komar.) Nakai의 잎이 달린 줄기를 말린 것이다. 각지의 오리나무 · 버드나무 · 밤나무 · 참나무 · 사시나무 · 황철나무 등에 붙어 산다. 아무 때나 줄기를 거두어 그늘에서 말린다. 맛은 쓰고 성질은 평하다. 간경(肝經) · 신경(腎經)에 작용한다.
풍사(風邪)와 습사(濕邪)를 없애고 간신(肝腎)을 강화하며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태아를 안정시키며 젖의 분비를 촉진한다. 약리 실험에서 자궁 수축 작용 · 혈압 강하 작용 · 지혈 작용 등이 밝혀졌다. 요통, 관절염, 태동불안(胎動不安), 젖의 분비가 부족한 증상, 고혈압증, 산후 자궁의 이완성 출혈 등에 쓴다. 하루 9~15g을 탕제 · 산제 · 환약 형태로 만들어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