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 이야기] 절세미인의 아름다움의 비결
‘서시’라는 미인이 있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월나라 출신이다. 저라산 근처에서 나무꾼의 딸로 태어났는데, 절세미녀였기 때문에 그 지방 여자들은 무엇이든지 서시가 하는 대로 따라서 흉내 냈다고 한다. 그렇게 흉내 내면 자기도 예뻐 보이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심지어는 서시가 병이 들어 얼굴을 찡그리자 그것도 예뻐 보인다고 너나할 것 없이 모두 따라하여 ‘방빈’이라는 말까지 생겼다고 한다. 하여간 월나라의 충신 범려가 미인계로서 오나라 부차에게 서시를 헌상하여 호색가인 부차가 서시의 미색에 빠져 정치를 게으르게 함으로써 오나라를 멸망시키게 했다는 역사적 사실이 있을 정도로 아름다웠다고 하는 미인이 바로 서시이다.
그래서 ‘서시옥용산’이라는 처방이 있을 정도이다. 서시처럼 예뻐지고 옥같이 아름다운 얼굴을 가꿀 수 있다는 처방인데, <동의보감>에 기록되어 있다. 이 처방에 바로 백지(白芷)가 들어 있다. 백지가 미용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백지를 녹두생즙에 하룻밤 담갔다가 말려 곱게 가루 내어 콜드크림에 개어 마사지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 경희해들원 한약국 김경수원장 저서(처방전이 있는 질병치료 약초백과)에서-
<백지(白芷)>
산형과의 구릿대(Angelica dahurica Bentham et Hooker) 또는 그 변종의 뿌리를 말려 만든 약재(한국)이다. 중국에서는 구릿대만을 쓰며 일본에서는 구릿대 및 대만당귀(Angelica dahurica var. formosana : 臺灣當歸)를 사용한다.
옛 중국의 진나라(晋)에서는 효(虈)라고 하고 제나라(齊)에서는 채(茝)라고 하였으며며 초나라(楚)에서는 리(蘺) 또는 약(藥)이라고도 불렀다. 낮은 연못 주변에서 자라니 분방(芬芳)과 난(蘭)의 덕(德)과 같다하여 시인들은 난(蘭)과 채(茝)를 시로 읊었으며, 문헌에서는 방향(芳香), 택분(澤芬), 또는 향백지(香白芷)라고 불렀다.
옛날 어느 마을의 수재가 머리가 깨지는 듯이 아픈 병을 얻어 의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는데 의원은 환약을 주어 회복이 되었다. 수재가 그 약이 궁금해 하던 중 뜰에 있는 굵고 가는 흰 뿌리가 환약의 재료임을 알게 되었다. 의원이 약초이름을 정해주기를 청하니 “약초는 향이 많이 나고 또한 뿌리의 색이 희며 머리의 통증을 멈추게 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향백지(香白止)라고 부릅시다.”라고 제안했으며 나중에는 '지(止)'에 풀초(艸)를 붙여 향백지(香白芷)라고 했다가 후에는 '백지(白芷)'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전한다.
이 약은 특이한 냄새가 있고 맛은 맵고 성질은 따듯하다. [辛溫]
백지는 유행성 감기로 인한 두통, 코막힘, 콧물을 다스리는 진통약이며, 위장장애, 산전 산후두통, 어지럼증, 치통, 안면신경통, 마비 등에 유효하다. 또한 월경 뒤 하혈이나, 대하,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올 때, 축농증으로 인한 두통, 창양, 종독, 피부궤양 등에도 효과가 있다.
약리작용으로 항균 작용, 동물의 연수 혈관 운동 중추, 호흡중추, 미주 신경 및 척수부의 흥분 작용, 관상동맥 혈류량 증가작용, 백전풍(白殿風 : 살갗에 흰 반점이 생기는 병증), 은설병(銀屑病 : 만성피부병으로, 홍반과 구진으로 인하여 피부 표면에 여러 층으로 된 백색 비늘가루가 생기는 병증)에 유효작용이 보고되었다.
생김새는 짧은 원뿌리로부터 많은 긴 뿌리가 갈라져서 대체로 방추형을 이루고 길이 10~25㎝이며 바깥면은 회갈색~어두운 갈색을 띤다. 뿌리 윗부분에 약간의 엽초가 남아 있고 좁게 두드러진 돌림마디가 있다. 뿌리에는 세로주름과 세로로 두드러진 여러 개의 가는 뿌리 자국이 있으며 옆으로 잘린 면 주변에는 회백색으로 빈틈이 많고 가운데 부분은 어두운 갈색을 띤다.
다른 이름으로 방향(芳香), 백채(白茝), 부리(苻蘺), 약(藥), 완(莞), 택분(澤芬), 력마(蒚麻), 효(虈), 향백지(香白芷)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