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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산티아고 순례길

산티아고 순례길16 봄날은 간다(2023.04.19)

by 도화유수 2023. 5. 23.

푸레로스입구 다리(오늘의 13.5KM지점)
돌다리도 건너고
이곳 저 푸른 초원위에 평생 머물고도 싶다.

 

오늘(4월 19일(수))의 일정  팔라스 데 레이 ----> 아르수아 (29.5km)  07:05 ~ 14:20

 

 

4월 19일(수) 팔라스 데 레이  ==> 아르수아 28.5km

오늘도 정해진 시간에 약속을 하고 출발하는데 어제보다 좀더 빠른 07:04에 숙소를 떠난다. 어제 처음으로 동키(동키서비스는 Broken English 이고 스페인어로는 Transporte de equipaje 혹은 mochila)로 보내기 위해 어젯밤에 미리 큰 배낭에 오늘 잘 침낭을 제외한 모든 짐을 보냈다.

동키로 짐을 보내고 작은 배낭을 매니 발걸음이 무척 가볍다. 시간당 5km(어제까지는 3.3km)으로 거의 14km지점인 푸레로스입구 다리 앞에서 아침을 먹는다. 어제 구입한 초코파이 비슷한 빵과 까페라떼(까페 콘 레체)1잔, 오렌지쥬스(Zumo de naranja) 도합 4유로를주고 느긋하게 와이파이도 즐기며 30분쉬고 간다. 이것이 동키의 4유로 덕택이다.

그러니 콧노래가 나온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냄새에

봄날은 간다

정말 봄날이 가고 있다. 이 지역에 유난히 많은 동백꽃도 지고 4월 초 출발 시 하얀 과실나무 꽃도 다 지고 파란 잎이 녹음으로 바뀌었다.

T.S. 엘리엇의 황무지에도 잔인한 달 4월을 이야기하지만 결국에는 생명의 환희를 말한다. 꽃이 져야 열매를 맺지요. 이곳의 멋진 풍광은 강렬한 태양의 합작품이고 작은 언덕을 넘고 또 넘어 아르수아에 오후2시 넘어 도착한다. 오는 도중에 로망인 집도 많이 보았다. 이곳에 사는 것도 ... 말도 안되는 생각도 해본다.

멜리데(오늘의 15km지점)
까스따녜다(오늘의 23.5km지점)
리바디소 알베르게(오늘의 26.5km지점)

먼저 동키로 보낸 짐을 찾고 민생고를 해결한다.

이곳에서도 주방시설이 취사불가이다. 

오늘은 사설 알베 돈키호테에 예약을 했기에 숙소에서 라면밥, 로모(안심)에 적포도주(비노 틴또)를 기대했는데 숙소에 주방시설이 없다. 텅빈 객실에 한국인 부부와 같이 묵게 되었고 빨래도 한 후 밖에 외식을 한다. 

오늘은 지금까지 만보기 44000보 신기록이다. 내일도 동키보내고 비슷한 거리라 새로운 기록이 기대해본다. 내일은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10km전에 숙소를 정하고 모래 일찍 최종 목적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드디어 입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