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자 이야기]
옛날에 사신이 되어 중국으로 떠났던 한 신하가 길을 가다가 해괴한 일을 목격하게 되었다. 젊은 부인이 백발의 노인을 야단치며 종아리를 때리고 있었던 것이다. 신하는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정신에 어긋나는 불효를 저지르는 부인을 두고 볼 수 없어 점잖게 연유를 물었다.
“여보시오. 무슨 연유인지 알 수 없지만 보아하니 부모님 연배 같은 분에게 어지 종아리를 치며 야단친단 말이요?”
“나그네께서는 이유도 알아보지 않고 함부로 저를 나무라지 마시오.”
“젊은 사람이 늙은이를 때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하니 들을수록 기이한 일이요. 곡절이나 물어 봅시다.” 신하는 가던 길을 멈추고 부인에게 물었다.
“나에게 종아리를 맞는 이 아이는 내 자식이요. 본시 아이가 쉽게 피로하고 허약하여 구기자를 꾸준히 복용하라 일렀소. 그런데도 어미 말을 듣지 않고 세월을 보내다가 그만 나보다 더 늙고 말았다오. 그래서 앞으로 구기자를 잘 먹도록 혼쭐을 내고 있는 참이요.”
정말 눈이 번쩍 뜨이는 광경이었다. 젊은 부인이 어머니이고 매를 맞는 늙은이가 아들이라니.... 어처구니없는 사실에 잠시 할 말을 잃고 있던 신하가 물었다.
“그렇다면 부인의 나이는 얼마시오?”
“예, 제 나이는 395세입니다. 구기자를 장복(長服)한 덕분이지요.”
사신은 돌아와서 부인이 일러준 대로 꾸준히 구기자를 먹고 삼백년을 살았다는 일화가 지봉유설에 기록되어 있다.
- 경희해들원 한약국 김경수원장 저서(처방전이 있는 질병치료 약초백과)에서-
<구기자枸杞子 >
한국은 구기자나무(Lycium chinense Miller) 또는 기타 동속식물의 열매를 사용한다. 중국은 영하구기자(Lycium barbarum L.:寧夏拘杞子)를 사용하고 일본은 구기자나무(Lycium chinense Miller)및 영하구기자(Lycium barbarum L.:寧夏拘杞子)를 사용한다.
구기자는 가시가 헛개나무(구: 枸)와 비슷하고 줄기는 버드나무(기: 杞)와 비슷하여 두글자를 합쳐서 枸杞(구기)라고 불렀다고 한다.
구기자는 1월에 뿌리를 캐서 2월에 달여 먹고 3월에는 줄기를 잘라서 4월에 달여 먹고 5월에 잎을 따서 6월에 차로 끓여 마시고 7월에는 꽃을 따서 8월에 달여 먹으며 9월에 과실을 따서 10월에 먹는데, 이와 같이 구기자는 1년 내내 먹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 약은 냄새가 거의 없고 수렴성이며 약성은 약간 달고 차다.[甘寒] 어지럽고 허리와 무릎에 힘이 없으며 남자가 유정(遺精)하고, 임신을 못 시킬 때 사용한다. 음혈이 허약해져 얼굴이 누렇고 머리털이 희어지며 잠을 못 이룰 때나 소갈증에 효과가 있다. 폐기 허약으로 인한 오랜 해수에도 사용한다.
약리작용으로 비특이성면역증강 작용, 조혈작용, 콜레스테롤강하작용, 항지방간작용, 혈압강하, 혈당강하, 생장촉진, 항암작용 등이 보고되었다.
건조된 구기자 열매는 한 쪽이 뾰족한 방추상이며 열매껍질은 적색 또는 어두운 적색이다. 바깥면은 쭈글쭈글하고 속에는 황색을 띤 흰색의 씨가 들어 있다. 씨는 납작한 타원형이다.
구기자의 이명으로 첨채자(甛菜子), 서구기(西枸杞), 구기자(苟杞子), 구기(枸杞), 구계(枸檵), 구극(枸棘), 고기(苦杞), 천정(天精), 지골(地骨), 지보(地輔), 지선(地仙), 각서(却暑), 양유(羊乳), 선인장(仙人杖), 서왕모장(西王母杖)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