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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중국여행

샹그릴라를 찾아서8(서산용문등정, 대관루, 운남민속촌, 인천귀국)

by 도화유수 2021. 1. 21.

제8, 9일(2005.01.29-30. 토,일요일)

곤명용문대관루, 운남민속촌을 둘러보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는 마지막 일정이다. 

이 작업 역시 코로나19사태로 모든 활동이 중지된 이 때에 그동안 묵혀두었던 숙제(그동안 여행기록의 포스팅하여 보관하는 작업)를 하는 것이다. 이번 작업은 윈난성 여행 이야기이다.

서산용문(리프트)등정하여 곤명호 조망
서산용문
서산용문에서 본 곤명호
운남민속촌 관광

쿤밍昆明 1 내내 봄처럼 따스한 도시

‘봄의 도시(春城)’라고 불리는 쿤밍은 윈난 성의 성도이자, 중국인들이 살고 싶어 하는 도시다. 해발 1,890m에 위치한 고원 도시로, 중국 서남부에서 가장 큰 호수로 꼽히는 뎬츠(滇池)가 도시 남쪽에 자리 잡고 있고, 나머지 삼면은 산이 도시를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산이 겨울철 냉기류를 막아 주고, 여름이면 뎬츠가 습도를 조절해 주기 때문에 1년 365일 봄처럼 온화한 기후를 자랑한다. 물론 겨울철에 비가 내리면 제법 추워서 두툼한 점퍼가 필요하지만, 그래도 연교차가 적은 날씨 덕분에 1년 내내 꽃이 피는 도시로 유명하다.

쿤밍은 윈난 성 교통의 중심지로, 기차와 버스를 이용해 다리, 리장, 샹그릴라, 시솽반나로 빠르게 연결된다. ‘중국 서남부 여행의 베이스캠프’로 입지를 굳히고 있고, 최근에는 베트남, 라오스, 태국과 관계가 돈독해지면서 국제 도로 사정도 점점 좋아지는 추세다. 쿤밍의 관광지로는 뎬츠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시 산 삼림 공원과 윈난 성에 사는 26개 민족의 삶을 생생하게 소개한 윈난 민족촌, 그리고 근교의 석림이 볼 만하다.

 

제8일(1월29일) 곤명

곤명에서 여행의 마지막 일정을 시작한다. 그당시 마라톤에 심취한 시기라 아침새벽에 호텔주변을 돈다.

 

시 산 삼림 공원 西山森林公园  잠자는 미인을 닮은 산

시내에서 남쪽으로 15km 떨어진 시 산 삼림 공원은 쿤밍 제일의 호수 뎬츠와 맞닿아 있다. 최고 높이가 2,450m에 달해서 윈난의 높은 해발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 기지로 삼을 만하다. 주봉 타이화산의 산세가 미인이 잠자는 모습과 같다 하여 ‘수이메이런 산(睡美人山)’, 혹은 누워 있는 부처와 같다하여 ‘워포 산(卧佛山)’이라 불리지만, 그냥 짧게 ‘시산(西山)’이라고 더 많이 부른다.

주요 볼거리는 용문(龙门)이다. 1781년부터 1853년까지 73년에 걸쳐 3대가 돌을 깎아 이룩한 석굴이다. 깊이 5m, 폭 1m, 길이 2m에 달하는 이 석굴은 윈난 성에서는 가장 큰 규모이며, 불교와 도교가 융합돼 중국에서도 보기 드문 석굴로 꼽힌다.

단체 관광객은 시 산 입구에서 리프트를 타고 2,280m 지점까지 올라간 다음, 내려오면서 용문을 관광한다. 만약 리프트가 타기 싫다면 걸어도 좋고, 입구에서 호객하는 사설 미니버스를 이용해 시 산의 중턱에 위치한 태화 산장(太华山庄)까지 간다. 북쪽으로 중국 국가 <의용군 행진곡>을 작곡한 녜얼(聂耳)의 묘가 있고, 남쪽에는 삼림 공원이란 이름에 걸맞게 관하이루(观海路)라는 산책로가 용문 입구까지 뻗어 있다. 평탄한 산책로를 따라 오른편에는 아열대 상록수가 무성하고, 왼편에는 나뭇가지 사이로 윈난 최대의 담수호인 뎬츠가 끝없이 이어진다.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산책로가 끝나고 돌계단을 따라 용문에 오르면 깎아지른 절벽에 한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로 좁은 길이 이어진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뎬츠의 탁 트인 경치가 가장 아름답다. 중국인들이 한자로 ‘龍門(용문)’이라 쓴 석문을 줄지어 쓰다듬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다. 장수와 복을 가져온다는 전설이 내려오니 잊지 말고 쓰다듬어 보자.

Tip] 시 산 입구에서 도보로 걸어 올라가면 태화 산장까지 40분 정도 걸린다. 도중에 화정사(华亭寺), 태화사(太华寺) 등 불교 사찰을 둘러볼 수 있다. 태화 산장 부근 리프트 탑승장에 윈난 민족촌(云南民族村)으로 가는 케이블카가 있다.

대관루(大觀樓)

쿤밍 시내에서 서남쪽으로 2km 떨어진 교외에 자리 잡고 있다. 1682년 청나라 강희제(康熙帝) 때부터 조성되었고 1696년 윈난을 통치했던 왕지웬(Wang Jiwen)이 2층 목조건물인 대관루(大觀樓) 등을 세우고 둑을 쌓고 나무와 식물을 심어 현재의 공원 모습과 규모를 갖추었다. 이후 대관루는 전쟁과 홍수로 손실되었고 1883년 윈난 통치자인 첸유잉(Chen Yuying)이 3층건물로 개축하여 오늘에 이르며, 우한[武漢]의 황학루(黃鶴樓), 웨양[岳陽]의 악양루(岳陽樓), 난창[南昌]의 등왕루(滕王樓)와 더불어 중국 4대 명루(名樓)로 꼽힌다.

청나라 때부터 이 공원에서 많은 문인들이 모여 시문을 지었으며 건륭 때 유명한 서예가인 쑨란웡[孫髥翁]의 대련(對聯:중국에서 문짝이나 기둥 같은 곳에 걸거나 붙이는 對句) 등 탁월한 작품이 탄생하였다. 현재는 많은 시민이 쿤밍호에서 배를 타며 즐기며, 매년 음력 8월 15일 윈난성의 소수민족들이 모여 보트놀이 축제를 벌인다.

윈난 민족촌云南民族村  윈난에 사는 26개 민족이 총집합

윈난 성에는 풍습과 종교, 언어와 문화가 다른 26개 민족이 공존한다. 윈난 민족촌은 26개 민족을 이해하는 창구다. 단순히 전통 가옥을 재현한 민속촌 수준이 아니라 각 소수민족의 전통적 삶을 보여 준다. 각 소수 민족의 대표 건축물과 주거지를 재현해 놓고, 전통 복장을 입은 소수 민족이 고유의 풍속이나 공연을 보여 준다. 대한민국의 4배에 달하는 윈난 성 면적을 고려한다면, 일일이 찾아가 만나기 힘든 소수 민족들을 한자리에서 모두 만나고, 축제 기간에나 볼 수 있는 공연을 단 하루에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민족촌에 들어서면 민족별 공연 시간표부터 확보하자. 민족촌의 규모가 89ha에 달하니, 걸어서 공연장을 찾아다니기 힘들다면 자전거를 빌려도 좋다. 늦은 오후에는 공연이 없으므로, 오전에 서둘러 가는게 좋다. 한 바퀴 돌아보려면 4시간 정도가 필요하고, 점심을 해결할 민족촌 내부 식당은 가격이 비싸니 간식을 싸오는 것도 좋다. 다만, 윈난 성 전역을 두루 여행할 장기 여행자라면 굳이 민족촌을 방문할 필요가 없다. 길 위에서 소수 민족을 만날 기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