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일(2005.01.28. 금요일)
옥룡설산과 흑룡담의 멋진 경관에 이어 오늘은 ‘중국의 프로방스’라 불리는 대리를 돌아본다.
이 작업 역시 코로나19사태로 모든 활동이 중지된 이 때에 그동안 묵혀두었던 숙제(그동안 여행기록의 포스팅하여 보관하는 작업)를 하는 것이다. 이번 작업은 윈난성 여행 이야기이다.
제7일(1월28일) 대리
대리(따리, 大理)
바이주(白族)의 중심지로 ‘중국의 프로방스’라 불리는 다리는 오래 머물수록 매력이 짙어진다. 옛 대리국(大理国)의 성벽, 고성을 병풍처럼 감싸 안은 창 산(苍山), 바다보다 푸른 얼하이(洱海), 드넓게 펼쳐진 평야, 사시사철 꽃을 심어 화단을 가꾸는 바이족, 두둥실 흘러가는 양떼구름과 온화한 기후가 더해져 여행자가 아닌 생활자로 살고 싶어지는 곳이다.
내륙 지역인 윈난에 오아시스와 같은 80km의 대형 호수, 얼하이후(洱海湖)를 끼고 있다. 이 호숫가를 따라 수천년의 역사를 가진 마을들이 자리잡고 있다. 튼튼한 돌벽돌로 만든 이쁜 Old Town은 우리가 흔히 따리라고 부르며, 이곳에서 18km 떨어진 New Dali는 샤관(下關 下关)이라고 불리운다.
고성 안 노천카페에 앉아 그윽한 향이 매력인 윈난 커피나 시원한 다리 맥주를 마시면서 오가는 사람들 구경만 해도 즐겁다. 긴 여행으로 지친 여행자들에게 다리는 둘도 없는 휴양지인 셈이다. 그래서 일찍이 다리의 매력을 알아본 서양인들에 의해 중국 최초로 ‘배낭여행자들의 아지트’가 되었다.
다리는 유서 깊은 도시다. 8세기에 세워진 남조국(南诏国)이 250년간 이 지역을 호령했고, 그 뒤를 이어 300년간 번성했던 대리국은 베트남 북부와 미얀마까지 세력을 확장했었다. 당시 남방 실크로드의 중심지로 중계 무역이 발달했던 다리에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했다. 지금도 고성 일대에는 후이족의 이슬람 사원과 기독교 교회와 성당이 공존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대리석은 대리에서 그 이름이 나왔고 지금도 대리석 가공공장이 대리에 있다.
• 얼하이 호
• 숭성사 삼탑
• 창 산
• 다리 고성
• 다리 근교의 바이족 마을
얼하이 호(洱海湖) 바다처럼 넓은 호수
남북 길이가 40km에 달한다. 호수 면적은 246㎢로 울릉도를 세 개 합쳐 놓은 것보다 크다. 바다처럼 넓고 사람의 귀처럼 생겨서 ‘얼하이(洱海)’란 이름이 붙었다. 멀리서 바라보기가 아쉽다면 런민루에서 C2번 버스를 타고 부두로 간다. 따사로운 들판에 검푸른 기와를 얹은 바이족의 전통 가옥이 간간이 이어진다. 차이춘 부두에 도착하면 호빈 생태원(湖滨生态园)이란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호빈 생태원은 별도의 입장료 없이 호젓하게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있다. 버드나무 우거진 길을 따라 걸으며 이따금씩 눈에 들어오는 얼하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트인다.
에너지 넘치고 시간이 넉넉한 여행자는 고성에서 자전거를 빌려 호수를 한 바퀴 돌기도 한다. 2012년에 자전거 하이킹 도로가 완성됐다. 총 길이가 120km나 돼서 일주하려면 2~3일을 투자해야 한다. 풍경은 고성이 있는 얼하이의 서편보다 건너편 동쪽이 훨씬 좋다.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솽랑(双廊)에서 와써(挖色)까지 13km 구간으로, 거울처럼 잔잔하고 새파란 얼하이의 물빛이 돋보인다. 솽랑에서 배를 타고 호수 가운데 있는 작은 섬 남조풍정도(南诏风情岛)에 갈 수도 있다. 섬이 작아서 1시간이면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숭성사 삼탑(崇聖寺三塔)
숭성사 삼탑(崇聖寺三塔)은 윈난성 따리 고성에서 1km쯤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따리 고성 북문으로 나오면 숭성사 삼탑 사찰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는데,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도보로 갈 수 있다. 숭성사는 사찰인데 따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자 그 자태가 아주 웅장하다. 창산(苍山)을 배경으로 얼하이(洱海) 호수와 인접해 있다.
숭성사 입구를 들어가기 전에 밖에서 숭성사의 가장 볼거리인 삼탑을 볼 수 있다. 그래서 혹자는 숭성사 삼탑을 굳이 비싼 입장료 내고 들어갈 필요가 없다고 한다. 사찰 이름 뒤에 붙은 '삼탑'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사찰에서는 3개의 탑이 아주 유명하기 때문이다. 삼탑 중 중간에 위치한 탑이 16층 석탑으로 되어 되어 있고, . 좌우에 각각 10층 석탑으로 되어 있다.
창 산(뎬창산, 苍山) 산허리의 산책로 따라 걸으며 다리 정경 감상
창 산은 뱀처럼 길게 이어지고, 하늘로 우뚝 솟은 19개 봉우리 사이마다 맑은 계곡이 흐른다. 가장 높은 마룡봉(马龙峰)의 해발이 4,122m로 한여름에도 희끗하게 눈이 쌓여 있다. 흰 구름이 푸른 산 정상에 걸려 있는 풍경이 수려하다.
2011년 10월 프랑스 기술로 세운 세마담 케이블카가 여행자들의 이목을 끈다. 총 길이 5,550m로 해발 3,900m까지 올라간다. 이 8인승 케이블카를 타면 30분간 공중에서 다리의 정경을 감상할 수 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15분 정도 걸으면 창산에서 수질이 가장 깨끗하다고 알려진 세마담(洗马潭)에 도착한다.
그러나 창산을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트레킹이다. 산허리에 해당하는 해발 2,600m 지점에 총 18km에 달하는 산책로가 평탄하게 이어진다. 걷는 동안 5개의 계곡을 만나고, 푸른 얼하이 호수와 다리 정경을 오래도록 감상할 수 있다. 하늘과 호수의 경계가 모호할 정도로 화창한 날에는 경치가 유난히 아름답다.
다리 고성(예위성, 大理古城) 오래 머물수록 매력적인 고성
다리 고성은 1980년대 마오쩌둥이 개혁 개방을 추진하면서 가장 먼저 배낭여행자들의 성지가 되었는데, 지금도 그 흔적이 또렷이 남아 있다. ‘서양인 거리’라는 뜻으로 흔히 ‘양런제(洋人街)’라 부르는 푸싱루(复兴路)에 가면 기막히게 맛있는 수제 햄버거와 피자, 시원한 맥주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옛스러운 매력은 별로 남아 있지 않다. 10세기 대리국의 도읍지였을 때 세워진 성벽은 13세기 몽고의 쿠빌라이에게 멸망당할 때 초토화되었다. 명나라 초기에 이 지역의 소수 민족에 대한 동화정책의 일환으로 성벽이 재건되었으나 그마저 해방 전후로 대부분 훼손되어서, 지금의 성벽은 1982년에 복원한 모습이다.
고색창연한 성벽은 아니지만 성벽에 올라 북적이는 고성과 얼하이, 창 산을 바라보면 평화롭기 그지없다. 고성에 머물면서 다리의 자연을 느긋하게 감상하는 것이야말로 여행자가 할 일이다. 유명 관광지만 순례하는 여행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은근한 매력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Tip] 숭성사, 창 산, 케이블카, 얼하이 유람선 등 관광지 입장권은 고성 주변의 여행사와 상점에서 20~30% 할인 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그동안 한식에 굶주린 일행은 고려식당에서 마음 껏 먹었다. 그래도 대충 계산하여 시켰는데 계산하려니 너무 많이 나왓다. 우리중 계산에 밝은 김병이선생에게 불러서 계산해보라 하니 많이 차이가 났다. 중국에 있는 우리 동포라고 믿고 막 계산하면 문제가 생긴다.
다리 근교의 바이족 마을 시저우(喜洲)---얼하이가 품은 마을
바이족의 수준 높은 건축 문화가 보존돼 있는 마을로 고색창연한 전통미가 살아 있다. 최근에는 평화로운 마을에서 휴식하고 싶어 하는 여행자들이 다리 고성을 떠나 이곳에서 며칠씩 머물기도 한다. 다리 고성에서 얼하이를 따라 북쪽으로 18km 떨어져 있다. 넓은 길과 골목을 따라 바이족의 전통 가옥이 즐비하다. 바이족은 중국에서 백의민족(白衣民族)으로 통한다. 흰색 옷을 좋아하고, 집도 새하얀 벽이 특징이다. 하지만 가옥 구조가 베이징의 사합원처럼 폐쇄적이기 때문에, 겉에서는 바이족의 수준 높은 건축 문화를 짐작하기 어렵다. 혹 마음씨 좋은 주민을 만나서 그 집의 뜰 안을 구경할 수 있다면 더 없는 행운이다.
주택은 대개 꽃과 대리석으로 꾸민 정원을 중심으로, 2~3층 건물을 ‘ㄷ’자 형태로 배치했다. 세 방향은 각각 건물로 둘러싸여 있고, 나머지 한 방향은 높고 흰 벽으로 막아서 밖에서 안을 들여다 볼 수 없는 구조다. 이 벽은 반드시 동쪽에 위치하며, 집 안으로 해를 반사시켜 밝게 해 주는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조벽(照壁)’이라고 부른다. 삭막해 보일 수 있는 벽에 조각이나 산수화를 그려 멋을 더했다. 이런 구조를 가리켜 ‘삼방일조벽(三房一照壁)’이라고 한다. 쓰팡제(四方街) 근처에 1919년에 지어진 ‘엄가대원(严家大院)’이 시저우의 고택을 대표한다.
반면, ‘엄가민거(严家民居)’는 중국 단체 관광객이 돈 내고 들어가는 전형적인 관광지다. 바이족의 삼도차(三道茶)를 제공하고 짧고 형편없는 공연을 보여 준다. 가옥 내부를 구석구석 구경할 수 있지만, 2005년에 지은 21세기 건물이라서 입장료만큼의 값어치가 없다.
시저우는 대리국 시절부터 차마고도의 중심지로 번영해 쓰팡제(四方街) 라는 광장이 발달했다. 옛 자취는 거의 사라졌지만 새로운 명물이 여행자들의 구미를 당긴다. 호떡보다 크고 맛있는 시저우바바(喜洲粑粑)가 주민들과 여행객 모두에게 인기다. 마을을 한 바퀴 도는 데는 2시간이면 충분하다.
Tip] ‘엄가대원’과 ‘엄가민거’는 엄연히 다른 곳이다. 많은 여행객들이 둘을 혼동해서 엄가민거에 입장료를 지불하고 뒤늦게 쓰린 속을 달랜다.
비행기로 곤명으로 이동후 저녁식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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