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등산

[스크랩] 지리산 종주 완결!!!

by 도화유수 2018. 11. 7.

지리산 종주 완결!!!

 

2011년 5월 14일(토) 00:00시.

 

일찍 잠이 든 탓인지, 저녁에 과식을 한 탓인지 아랫배가 사르르 사르르....

옷을 여러겹 껴입은 탓에 등에는 땀도 배어나오고 잠을 청하자니 배가 문제고, 일어나서 거동을 하자니 잠이 문제로다.

누운 채로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갑자기 목덜미가 가렵다.

일단 목을 긁으려고 고개를 든 순간!!!

쿵! 하는 둔탁음이 들리며 눈에 번쩍 불이 튄다.

산장의 침상 길이가 짧아 내 얼굴 바로 위가 관물대라....

어제 밤에 잘 때부터 걱정하면서 잤는데 순간적으로 그것을 잊고 고개를 들다가 생긴 불상사였다.

그러나 다행히 부상은 없이 통증만 조금.....

 

그리고는 큰 맘 먹고 일어나서 밖을 나선다.

산장 바깥은 짙은 어둠에 가로등이 희미하게 빛나고 하늘에는 밝은 달빛이 지리산을 비추고 바람은 세차게 불어댄다.

어두컴컴한 길을 걸어 화장실을 향하니....

화장실 문고리 잠금장치가 아예 작동이 되지 않는다.

아마, 일부러 그런 조치를 했는가보다.

쪼그린(?) 자세에서 통창으로 만들어진 벽면으로 보이는 그 광경이 또한 멋지다.

마치 유명 골프장 클럽 하우스 등의 화장실에서 이런 류의 화장실을 운영하는 것을 보기는 봤는데....

앞에 어스름하게 촛대봉 기슭이 보이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들....

그리고 쏴-아-아 하고 들려오는 바람소리....

아!!!

자세만 조금 편하다면(?) 계속 있고 싶은 그런 시간....

 

그런데 이 깊은 시간에 옆 칸에도 새로 손님(?)이 들어오는 인기척이 들린다.

그 놈(?)은 또 누군가 했더니 나중에 확인 결과 광유였다니....

역시 우리는 친구여.......

 

다시 2층 숙소로 돌아가 잠을 청하려니 그게 또 장난이 아니다.

내가 코골이 할 때는 남들이 이런 피해를 봤겠지만 내가 당하니 그게 아니네요.

좌로, 우로 뒤척이다 보니 그래도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5. 14. 05:00시.

오늘은 우리 일행이 조금 일찍 기상이다.

아침은 장터목 산장에서 해결 하기로 하고 일단 급하게 출발한다.

간 밤에 깨어서 화장실에 가지 않은 두 친구는 일단 용변부터 처리하고...

 

 

지리산에서의 마지막 날 출발을 하면서 결의를 다지고......

 

날이 완전히 밝지는 않았지만 랜턴을 켤 정도는 아직 아니다.

저 위 산쪽에는 간혹 랜턴 불빛이 어른거리기도 하지만....

일단 힘차게 출발한다.

 

세석평전 안내판.....

 

세석평전에 오르니 일부 인원들은 해돋이를 보기 위해서 대기하고 있으나 우리는 그냥 통과.....

조금을 오르니 촛대봉 안내판이 나온다.

어두컴컴한 길을 일단 오르고 보자구...

 

 

그대 촛불을 밝혀요.....이 촛대봉에서....

 

아침을 먹지 않아도 모두들 기운이 나는 모양이다.

발걸음도 상당히 가볍고....

 

 

 

 

 

저 멀리서 여명이 밝아온다....

 

조금을 지나니 무명바위가 하나 나온다.

날도 어느정도 밝아 오고 일단 사진을 한 번 박아보자...

이쁘고 젊은 한 쌍을 불러 세워 카메라를 맡기고....

 

 

오늘 하루 무사산행을 기원하며....

 

그리고 그 젊은이들에게 1박 2일, 무한도전 등의 카메라 촬영법을 전수해주니 자기네들도 신나게 따라서 하네요.

그려, 젊음이란 좋은 것이여....

 

05:35분.

아, 저 멀리서 밝은 광채가 떠오르네요.

이게 일출인데....

일단 떠오르는 태양을 향하여 카메라를 들이대니 모양은 신통찮으나 그래도 지리산 일출아닌가???

지리산에 와서 기상악화로 태양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어디 한둘이던가???

 

해가 뜨네요. 저기 천왕봉 위로.....

 

우리는 지리산 일출도 보고, 행운이 있다는 둥....

5분만 빨리 출발했어도 더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었겠다는 둥...

그러면서 행군은 이어지고...

 

 

 

 

 

 

 

해가 좀 떠오르니 훨 낫네요....

 

 

 

 

 

 

 

 

광유가 이름붙인 소만물상.....맞나???

 

 

 

 

아따, 아침에는 행군속도가 엄청 빠르구만...

날씨도 쌀쌀하니까 더 빨리 가는 것인지...

북한 124군부대 걷듯이 쌩하고 지나가는 듯하다.

 

06:20분.

벌써 행군 시작한지도 1시간을 넘기고...

어느새 연하봉(해발 1,730미터)도착이라...

설악산 같은 데서 보면 별 것 아닌지도 모르는데 여기서는 그래도 잘생긴(?) 바위축에 속하는 것 같아서 여러 장 박아본다.

 

연하봉 표식주를 부여잡고서... 

 

 

설악산의 바위에 비하면 조족지혈인 것 같은데....

 

자, 또 가보자.

날씨도 청명하고 기운도 아직까지는 펄펄하고...

장터목은 얼매 안남았고....

고개마루를 올라서니 어라 뭣이 허여스무리한 것이 있네요.

자세하게 살펴보니 바로 얼음조각이네요.

서릿발인가 얼음인가???

 

얼음조각들 맞지요???

 

얼음을 보고나니 더 추워질라카네.

이제 조금만 가면 산장이 나올 것이고 거기서 아침 묵고 천왕봉을 오르면...

신나는 아침이로다.

 

 

저기 장터목 산장이 보이네....

 

06:40분.

장터목 산장 도착.

옛날 이곳에서 장이 섰다고 하여 장터목이라...

옛날엔 시장을 볼려고 해도 체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먹을 것도 못사먹었겠네요.

이곳까지 올라카마 어지간한 체력가지고 되겠냐고요.

 

 

 

 

 

 

오늘이 토요일인 데다가 이름하여 장터목이라 아주 북새통을 이룬다.

취사장엔 자리도 지대로 없어 어떻게 함 낑기볼라 카는데도 여-엉 쉽지가 않다.

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하다가 다행히 한 팀이 방을 빼주네요.

가비얍게 인수인계(?)를 마치고 버너에 불을 켜고서....

내하고 중기는 물 운반책...

상효하고 광유는 취사병(?)....

앞에 있는 일행이 큰 물병 하나를 통째로 건네주네요.

감사히 먹겠습니다, 인사하고 얼른 챙기고....

 

육개장 두 개에다가 북어, 미역 등을 한꺼번에 넣었더니만 찌게, 아니 국은 조금 짜지만 먹을만은 한데...

내가 가져온 김치를 꺼내야 하는데 언제 이 친구들이 종가집 김치를 한 봉지 얻어서 준비를....

에고, 내 배낭 무게 좀 줄여야 되는데....

이러니 혜공이 힘이 많이 들지 않겠냐고요....

 

상효는 뭘 그렇게 급하게 먹다가 사래가 들었는지 눈물(?)을 머금고 큭큭거리고....

결국 중기가 상효를 데리고 취사장 바깥으로 가서 응급처치(?)를 했는데...

그 와중에 혼자 산행와서 내 옆에서 식사를 하던 친구가 나에게 묻는다.

"막걸리 한 잔 드릴까요?"라고...

안 그래도 우린 일용(?)할 알코올이 동이나서 묵을 것도 없는데 마다할 혜공이 아니지 않는가....

종이컵으로 한가득 따라주는 막걸리를 한모금 마시고서 슬며시 광유에게 건네니, 그 친구 왈!

한 잔 더 드릴테니 쭈-욱 드세요 그카네요.

어제 저녁에 냉동실에서 살짝 얼린 막걸리인지 얼음이 둥둥떠다니는 게 아주 끝내준다.  시원하게 한 잔을 마시고 광유에게 잔을 건넨다.

아마 중산리 방향에서 힘들게 가지고 온 것일진데 참 감사한 마음으로 마신다.

돈으로 환산하면 한 잔에 한 10,000원을 받아야 되지 않을까 싶다.

상효하고 중기는 그 중요한(?) 순간에 자리를 비웠으니 우야겠노, 아쉽지만...

나중에 그 이야기를 했더니 무척 안타까워 하더구만.... 

 

다시 물을 끓여 커피까지 한 잔 후식으로 나누고서 짐을 챙긴다.

그런데 이번엔 코펠 작은 뚜껑이 여-엉 안보인다.

취사장에 하도 사람이 많았으니 이거 원....

나중에 따지고 보니 이곳 세석에서 잃어버린(?) 물건이 한두 개가 아니다.

어제 밤에 먹었던 엑스 오 양주 빈병(무게가 한 2킬로그램 쯤 나갈래나?) 하나에다가 쓰레기 모아 둔 봉투를 신발장 위에 올려 놓고 그냥 잊어버렸지, 그리고 진짜 중요한 뚜까리 하나 분실했지....

애초에 무거운 빈 병부터 잘 챙겼으면 이상 없이 다 가져올 수 있었을텐데,

그쟈???

상효야, 광유야!!!

자, 이제 장터목을 뒤로하고 어디 한 번 천왕봉을 올라볼까요???

 

07:40분.

장터목 산장 출발....

 

배가 부르니 모두들 화색이 도네 그려... 자, 출발!!!

 

 

천왕봉을 향하여.....

 

천왕봉 방향으로 오르기 시작하자 바로 돌계단 깔딱고개다.

배는 부르지 고개는 가파르지 바로 힘이 부친다.

이 놈(?)의 배는 어제 오후녁엔 고파서 난리더니 지금은 또 불러서 난리부르스네.

배가 고프면 아픔이요, 부르면 걱정이라.

그저 적당량을 먹고 뱃속 편하게 살자고요.....

 

일단 깔딱고개를 돌파(?) 후 아까 얻은 큰 물통에 받아온 물로 단체 이빨딲기....

그래, 세수는 못하더라도 양치질는 해야지.

지리산을 조금 오염시킬래나 걱정은 되지만....

 

열심히 닦으시오, 혹 뽀뽀라도 할 일이 있을줄 누가 아나요....

 

광유는 지가  가져온 큰 물통의 물을 다 비우고나니 한결 가벼워진 배낭 무게에

흐믓해한다.

이도 닦고 물도 한 잔 하고 몸도 마음도 가볍게 사뿐히 올라보자.

 

 

고사목 군락....

 

 

1박 2일 하라캤더니 바람에 모자가 날아갈까봐 이카네....

 

08:10분.

해발 1,808미터의 제석봉 도착.

멀리 천왕봉이 보이고, 이제 거리는 1.1킬로미터 전이라.

고지가 바로 저긴데...

 

저기 보이는 곳이 바로 천왕봉.....

 

 

여-어가 바로 천왕봉 바로 한 수 아래 제석봉이다....

 

이제는 그야말로 거의 다 온 모양이다.

조금만 가면 하늘로 통한다는 통천문이 나온다니 힘이 절로 난다.

가고 또 걷고....

오르고 오르고...

 

08:30분.

통천문 도착이라.

기념사진 슬슬 찍고 올라가야지...

 

 

이리로 가면 하늘로 올라가예???

 

 

하늘 길 입구에 나란히 앉아서....

 

 

나는 서고.... 

 

 

 

 

 

만세!!! 다와간데이....

 

 

 

 

이제 마음이 조금씩 급해진다.

바로 조-오기 천왕봉은 보이고 빨리 가서 정상 표지석 붙들고 사진 박아야 될 꺼 아이가...

그렇다고 그기 곧바로 되는 것은 아니고...

 

진짜 다와간다. 아자 아자!!!

 

 

바로 뒤가 목표 지점이다....

 

 

 광유는 편안하게 앉은 것 같은데.....

 

 

그런데 혜공은 디기 딘 모양이다 그제???

 

 

바로 조 위엔데....

우리 사진 박아준 빨간 잠바 아지매 아저씨는 벌써 저 위로 내빼뿌고...

 

 

거-가 저-가??? 아이다, 여-다카이!!! 무슨 말인지....

그래도 고지를 앞에 두고서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참 좋다.

 

 

 

 

아래에서 올려다 본 천왕봉.....

 

 

천왕봉을 뒷 배경으로 한 컷!!!

 

진짜 다와가네요.

그런데 가까이 와보니 천왕봉 인근 평평한 곳에서 비박(야영)을 할 수 없도록 대나무로 빼곡하게 장애물을 설치해 놓았네요,

사람들이 하도 말을 안들으니 궁여지책으로 그렇게 했겠지만 조금 씁쓸한 마음이 드네요.

 

국립공원을 지킵시데이....

 

08:50분.

역사적(?)인 순간이다.

드디어 천왕봉 정상 정복이라...

해발 1,915미터....

전후좌우를 발아래 굽어보고.....

 

 

고지 정복 기념, 1박 2일....

 

 

와우, 성공이다.....

 

 

아-앗싸!!!

 

 

나는 만세다.....

 

 

나도 끼워도.....

 

 

지리산의 정기를 듬뿍 받고서....

 

양사방으로 확 터진 시야....

정말 산이 크고 골이 깊도다.

이런 기분으로 천왕봉을 밟아 보는 것이리라....

바람이 너무 세차게 불어 오랫동안 지체할 수도 없고...

보이는 전경을 가슴에 고이 간직하고 내려갈 밖에...

 

 

한쪽은 여름이고, 다른 쪽은 아직 늦겨울이다....

 

 

아!!!  지리산이여.........

 

09:00시.

바람은 씨게 불고 날씨는 쌀쌀하니 이제는 우리가 내려가야 할 시간...

이 다음에 또 만나요, 천왕봉이여...

 

 

 

 

 

 

 

 

중산리 방향으로 하산 시작....

우리 모두는 서로 서로 자랑스러워 하며 하이 파이브!!!

 

조금을 내려와 돌턱에 걸터앉아 복장 정비(두꺼운 잠바 좀 벗고), 물 한 잔...

그리고 한 모금....

 

 

중산리 방향으로 조금 내려오다가 바라본 천왕봉....

 

 

광유는 조금 두꺼운 것 한 벌 벗었제???

 

조금 있으니 나무 계단이 나오고 손잡이를 잡은 손에 따스한 온기가 느껴진다.

중기는 장갑도 없는 손으로 만지니 온기가 참 좋았었나 보다.

내 보고 그카네...

"혜공, 장갑 벗고 손잡이 만져봐라. 안쪽이 따시하데이!"

내가 하는 말 "야-아야! 장갑껴도 맹 따시데이!!!"

그랬다.

계단 손잡이 안쪽은 햇빛을 받아서 따시고 바깥쪽은 그기 아이다.

태양의 힘, 위치에 따른 차이....

뭐, 그런 것이 다 자연의 섭리 아이가...

 

09:30분.

천왕샘 당도하다.

일단 물 한 모금 시원하게 들이키고....

 

중기야, 마이 무-우라!!!

 

이 샘물이 바로 진주 남강댐의 발원지라네요.

여기서 물이 그리 마이 나온다 말이가???

그래도 믿어야제, 우야겠노...

 

맞지요, 천왕샘 그리고 남강댐!!!

 

그런데, 올라가는 것도 힘이 들었지만 이거야 원, 내려가는 것도 진짜 장난이 아니다.

경사가 얼매나 급한지 앞으로 막 넘어질라 카드라 카마 믿을까???

그런데 이런 급경사 길을 올라오는 사람들도 제법 많은데...

광유 말에 의하면 이 사람들은 대부분 하룻만에 천왕봉만 찍고 도로 내려가는 사람들이라 카네요.

아따 그래도 그렇지 지리산 산장에서 하룻밤쯤 유하고 가야되는 거 아입니꺼???

 

계속되는 급경사 길...

쇠로프가 쳐저있는 곳에 얼마 전에 이 곳에서 74세 된 노인분이 돌연사 했다는 안내판이 붙어있다.

작년에 설악산에서는 안내판마다 국립공원 직원 말을 듣지 않다가 그리 되었다고 써놓았던데 지리산에서는 말을 안했는지 아니면 공원직원이 말만 하면 등산객이 잘듣는지는 몰라도 그런 말은 없네요.

그런데 그 친구들이 응급처치 운운하면서 인공호흡법을 이야기 하는데 인공호흡법 명칭을 몰라 우물쭈물 하네요.

그래서 혜공이 그냥 알려주었지요.

"흉부압박 상지 거상법"이라꼬....

역시 명문 고등학교 출신답게....

 

그런데 그 친구들은 사투리 "그런 가베???" 어쩌구 하는 것으로 봐서 아마 경남 산청, 사천 쯤에서 왔나보네요,

아마도 저거 동네 뒷산으로 생각하고...

그런데 촌놈(?)들처럼 왜 저거 동네 뒷산을 다니냐고요....

우리 대구 사람들 한 번 보세요.

절대로 뒷산은 안가잖아요.

우리는 산에 간다카마 팔공산 아니면 앞산에 가지 않나요!!! ㅋㅋㅋ

 

10:25분.

아이고, 내려오는 것도 디기 힘드네요.

가도 가도 끝이 없고....

저 아래쪽에 빨간 지붕이 보이는 곳이 중산리라 카는데 그기 얼매나 더 가야될지...

 

중산리 방향에서 천왕봉으로 열심히 올라가는 사람들....

 

 

우리는 내려가는 것도 힘이 드는데....

 

열심히 올라가는 사람들 한테 힘 내시라고 "조금만 올라가면 됩니다, 힘내세요!"하니 어느 등산객이 그러시네요.

"천왕봉 어디 이사 안가고 잘 있지요?" 라고.

 

중산리는 가도 가도 나오지를 않고 시간은 자꾸 가는데 거리는 도무지 줄어들 기색이 없는 듯하다.

그래도 언젠가는 나오겠지.

자, 또 내리가보자....

 

10:30분.

해발 1,335미터의 지리산 적멸보궁 법계사 도착.

 

 

 

 

 

그런데 이곳이 곧 로타리 산장과 접해 있고 아래에는 졸졸졸 계곡물이 흐르니 일단 시원하게 세수 좀 하고 정신을 차려본다.

 

 

 

지리산은 산이 깊으니 산속에는 절이 거의 없는 듯한데 그 중의 한 곳이 이 곳 법계사다.

아마 로타리 산장도 절에 오는 사람 위주로 조그맣게 영업 및 민박을 하던 곳이 이렇게 정식으로 대피소 개념이 되어진 듯하다. 

 

조그만 사찰에선 목탁소리와 관세음보살을 읇조리는 염불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오가는 등산객들의 마음을 정화시켜 주고 있다.

그런데 이곳이 예전 빨치산 패거리들의 본거지 역할을 한 곳이라니...

 

 

 

하긴 이렇게 깊고 깊은 골짜기에 숨어서 뭘 하는지 찾아내어 잡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으리라.

 

또 내려가보자.

 

중산리는 아직도 3.4킬로미터나 남았구려....

 

이곳에서 혹시 모를 배고픔에 대비하여 일단 상효가 초코파이 다섯 개를 사서 배낭에 넣기는 넣었다는데...

내려가고 또 가고....

 

11:10분.

해발 1,068미터의 망바위 도착.

 

 

망이란 것이 깨어졌다는 뜻인가???

앞에 보니 깨어진 바위가 있는 것을 보니...

 

저렇게 깨어져서도 몆 백 년은 가는 모양인데....

김알진(김씨 시조)도 저렇게 바위가 깨지면서 나오셨나??? 

 

11:25분.

배고플 시간이 되었지요???

1인당 초코파이 1개씩 할당하고 남는 1개는 내 몫이다.

왜냐하면 배가 고프니까....

자, 이제 먹었으니 또 빨리 내려가보자.

물소리만 들리면 거의 다 온것이고...

그러면 중산리에서 막걸리가 기다린다나 뭐라나???

 

 

이제 진짜 얼매 안남았네.... 중산리 1.3킬로미터라...

 

계속 내려가는데 학생들이 많이 올라온다.

그 중에 한 학생이 아몬드 한 개씩을 나눠주며 수고하세요 인사를 한다.

우리 중기는 지금까지 먹어본 아몬드 중 맛이 제일이라고 하고...

그런데 그 아몬드를 나눠준 학생이 반장인 모양이다.

뒤에서 오던 녀석 하나가 "야! 반장, 다른 애들 짐 좀 들어줘!" 하는 것을 보니...

 

 

완전 초록이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구름다리 위에서.....

 

그러면, 반장에게 야! 운운하며 명령조로 이야기 하는 녀석은 도대체 뭣이란 말인가!!!

답은 의외로 단순명쾌한 듯하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바로 짱!!! 아니겠어... 그것도 조금 착한 의리파 짱!!!

 

12:00시.

장터목 대피소에서 중산리로 바로 내려오는 길과 천왕봉에서 중산리로 내려가는 길이 만나는 삼거리 도착.

 

 

 

시원스레 흐르는 계곡이 바로 곁에 있으니 족탁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의견이 교환된다.

광유는 족탁파...

상효는 빨리 가서 막걸리 먹자는 파...

결국 막걸리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바로 족탁 포기각서(?) 제출!!!

 

 

뒤편 계곡 물이 잘 안보이네.....

 

 

물난리 때 대피안내 방송을 위한 대형 스피커......

 

 

광유야!!! 다왔다. 헬렐레(?) 하지 말고.....

 

해발 1,000미터 아래로 내려오니 완전 신록의 계절이고, 그 위쪽엔 아직 회색 빛이 드리워져 있으니 해발 고도의 차이가 아주 선명하게 나타난다.

무성한 잎사귀들...

 

12:25분.

드디어 중산리 하산 완료.

 

 

 

 

 

 

 

혜공도 지리산 종주 성공했다. 만세!!!

 

 

산행 끝!  행복시작!!! 인증 샷.....

우리 사진 찍으려고 일부러 사무실 안에서 근무하던 직원까지 불러내었으니 우리도 대단하제???

물론 자기가 되가져온 쓰레기 마일리지 인증도 필요하기는 했지만....

그런데 상효가 되가져온 쓰레기 종량제 무게가 475그램이라 그랬던가???

상효 말마따나 돌삐리도 한 개 넣어서 가져올 껄 그랬나???

 

드디어 멀고 먼 여정을 일단락하고 중산리 주차장 곁에 있는 용궁산장 식당에 자리를 잡고서...

광유는 차가운 물로 샤워한다꼬 들어갔고, 우리는 세숫대야에 물받아 대충 족탁하고.....

광유는 말끔한데 지말대로 심장마비 걸리 뻔 했다나 뭐래나...

명색이 지리산 물인데 얼매나 차가웠겠냐고....

도토리 묵에 야채전, 그리고 우리 국산 쌀로 맹근 우국생 한 사발씩 원 샷!!!

 

구호는 역시 오르그라!!! 오르그라!!! 오르그라!!! 야!!!

 

 

아이고, 좋아라.....

 

그런데 여기서 결정적으로 혜공이 미련 곰탱이가 된 사건 발생.....

어제의 엑스 오 양주 병에 이어 오늘은 묵은 김치 건이다.

난 마눌님이 김치 넣었다고 하길래 그러려니 했는데 나중에 보니 완전 포기 째로 담아서 그 양이 엄청나니 그 무게 또한 얼매나 무거워 내 양어깨를 짓눌렀겠냐고...

주인 아줌마에게 접시하고 가시게 빌려서 썰고 라면을 끓여서 먹고도 반접시 이상 남는 것을 보니 참 장난이 아니다.

거기다가 수녀님표 깻잎까지 있었으니 그 무게야 뭐 말 할 것이 있겠냐고요...

 

묵은 김치를 짜르는 우리의 중기....

이것을 첫 날 삼겹살과 함께 묵었어야 지맛인데....

 

 

 

 

일단 가지고 왔던 것은 커피까지 다 묵고서 이제 슬슬 상경준비를.....

진주로 가려고 햇더니 한 20분쯤 걸어 내려가서 버스를 타야된다 하고.....

택시를 타려니 진주는 55,000원, 산청군 원지면은 35,000원이라....

원지로 가서 서울행 버스를 타기로 결정.....

 

 

일금 35,000원에 원지로 가자고.....

 

한 40여분 이동하니 원지면 소재지가 나온다.

진주에서 서울로 가는 버스가 아마 이곳 원지를 경유하여 가는가 보다.

지리산 중산리가 가까우니....

원지에 도착하니 날씨가 완전 여름이다.

햇빛이 따끈따끈하고....

 

 

 

 

그런데 버스표를 끊으려니까 카드는 안되고 현금만 된다카네...

상효가 인상을 쓰고 따져봤지만 안된다는데 뭐 할 말이 있나....

현금으로 끊어야지...

16:20분 차량이라 시간이 한 1시간 정도 남네 그려...

그래서 이곳에서 좀 유명(?)하다는 원지돼지국밥집으로 이동...

 

 무한도전!!!

 

무엇이 유명한지도 모르고 일단 순대에 쐬주 하나....

맛은 별로인데....

그런데 광유가 옆에 놓인 북, 그리고 난초, 그리고 사진이 있는 포스터(?) 등을 보더니 뭔가 유명인이 있다는 얘기를 한다.

그래서 주인 아저씨께 물어보니 바로 국악 천재소녀 김란이양의 아버지가 주인 아저씨네요.

 

산청 신안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 김란이....

 

13세 소녀의 수궁가 완창
 

 지리산 자락의 조용한 시골학교 강당에서 펼쳐진 13세 어린소녀의 판소리 수궁가 완창소식은 국악을 사랑하는 모든 이의 심금을 크게 울리고도 남음이 있다. 판소리는 익히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완창은 창자가 고수의 장단에 맞춰 3시간 이상을 끊임없이 길고도 짧고, 높고도 낮은 소리를 뿜어내야하는 고된 예술이기 때문이다.
 수궁가는 신라 때부터 전하는 귀토설(龜兎說)에 재미있는 익살을 곁들인 내용으로 판소리 여섯 마당 가운데 지정판소리의 하나이다. 수궁가는 노래 대목을 더늠으로 하는 용왕탄식·토끼화상·토별문답·토끼발악·토끼기변·환생환희 등이 줄거리의 중요부분이다.
 판소리는 동편제, 서편제, 중고제 등 크게 세 유파로 구분한다. 이 가운데 판소리 수궁가는 동편제에 속한다. 동편제는 섬진강 동쪽지역 명창들에 의해 완성되어 구례, 남원, 순창, 곡성, 고창 등지에서 성행한 판소리를 말한다. 송흥록이 발전시켜 박봉술로 이어졌다. 서편제는 조선 정조·순조 무렵 8명창 중의 한 사람인 박유전(朴裕全)의 법제(法制)를 이어받은 유파로, 광주·나주 ·보성·강진·해남 등지에서 성행하였으며 이 지역들이 섬진강의 서쪽에 자리한다고 하여 서편제라 부르게 된 것이다. 중고제는 경기와 충청 일대에서 성행한 창법으로 동편제(東便制)와 서편제(西便制)와의 중간적 성격을 띄어 붙여진 이름이다.
 수궁가 판소리는 사천시에 전승되는 동편제의 대표적인 국악(경상남도무형문화재 제9호)이다. 현재 전해지고 있는 판소리 수궁가 창본은 고 선동옥(宣東玉)옹이 박봉술본(朴奉述本)을 전수해 이어내린 것이다. 조선말엽 전북 고창 국악인 동리(桐里) 신재효(申在孝·1812∼1884년)가 복원 재생한 판소리에 춘향가·심청가·박타령·토별가·적벽가·변강쇠가 등 여섯 마당이 있는데 이 가운데 토별가가 수궁가이다.
 판소리는 유엔이 무형유산으로 등재하고 있는 한국고유의 예술이면 문학이다. 판소리가 한국고유의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소리예술의 정화를 이룬데 따른다. 그 예술을 뒷받침 하는 것이 가사에 담긴 뛰어 넘을 수 없는 문학성이다. 판소리 수궁가를 완창해 감동의 무대를 선사한 13세 소녀 김란이 학생의 큰 발전을 기대한다.(경남일보 2011. 2. 15일자)


Write : 2011-02-15 00:10:00   |   Update : 2011-02-15 00:10:00

 

 

김란이양 아버지와 함께.....

 

16:20분.

서울행 우등고속버스 출발.

신탄진 휴게소에서 호도과자 한 입 물고......

 

19:50분.

서울 남부터미널 도착.

그리고 사당동 본전집으로 이동 후 대장정의 결산....

 

이번 지리산 종주를 위하여 기획단계에서부터 열차 예약, 산장 예약까지 일일이 신경써준 도상효 동기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여러 차례 지리산을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이번 산행에 동참해준 정광유도 고맙고....

설악산, 제주도 한라산 등 전국 유명 산행을 항상 함께 해준 김중기에게도 깊ㄴ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산행이 앞으로 우리의 인생을 삶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교훈이 되고 보탬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다시 기회가 된다면 백두대간의 좋은 구간을 선택하여 한 번 더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끝으로 지리산 2박 3일 종주기를 마칩니다.

모든 분들께 늘 행운이 함께 하기를 기원하면서.....

 

        2011년 5월 19일   오르그라  혜공  박용운 올림. 

 

 

 

 

 

 

 

 

 

 

 

출처 : 계성 62회 동기회
글쓴이 : 박용운(123qkrdyddns)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