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종주, 그 첫편...
2011년 5월 12일부터 14일까지....
정광유, 도상효, 김중기와 함께 서울 용산역에서 구례구역으로, 성삼재 ,노고단
산장에서 세석 산장, 장터목 산장, 그리고 천왕봉을 올랐다가 중산리로 하산...
산청군 원지면에서 다시 서울 남부터미널로 오기까지....
몆 년전부터 꿈꾸어 왔지만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여 늘 마음속에만 아쉬움으로 담아두었던 지리산 종주....
도상효의 동성고교 수학여행 덕분에 그 원을 풀 수가 있었다.
그것도 기상이 나빠 한 이틀을 연기한 끝에 아주 좋은 기상조건 속에서 무사히 지리산을 종주할 수 있었으니 그야말로 우리 계성인답게 하느님의 축복을 받은 것이라 아니할 수가 없도다.
우리나라의 척추격인 태백산맥이 남으로 달리다가 태백산에 이르러 다시 한 가지를 뻗어 서남방향으로 틀어 달리면서 속리산, 덕유산을 일구어 놓고 마침내 그 남은 여세를 몰아 꾸며놓은 거대한 산악군이 바로 지리산이다. 즉, 백두산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정기와 맥이 그 너른 품에 한아름 가득히 갈무리된 영산으로서, 동서로 길 게 뻗어 있는 주능선이 큰 줄기를 이루고 주위의 고산준봉을 수 없이 거느리고 있는 산중의 산이다. 지리산은 영 호남지방의 경계상에 위치하며, 남녘의 지붕 노릇을 하는데 현재 행정 구역상으로 전남, 전북, 경남의 3개도와 5개군 15개면에 걸쳐 있다. 좁은 의미로 국립공원 면적만으로 표현하면 485.00 평방 킬로미터이지만 남쪽 섬진강과 북쪽 엄천강, 경호강을 경계로 하여 그 주변 지역을 모두 포괄하는 넓은 의미로 보면 둘레 가 320킬로미터로 약 800 리에 이르는 광대한 산악 세계인 것이다. 동서간의 도상 직선거리는 34킬로미터, 남북간의 도상 직선거리가 26킬로미터에 에 달한다. 참고로 대한민국 제1호 지리산 국립공원의 토지이용 현황을 보면 거의 대부분이 산지 로 형성되어 있는데 임야가 전체의 98.6 % 라는 압도적 비율을 차지 하고 계곡 주변에 형성된 농경지는 전체의 0.3 %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농경지 또한 화전과 개간을 통해 이루어진 논과 밭이 많으며 논도 대부분 계단식 천수답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지(垈地)는 공원구역 안 의 저지대에 대개 산발적으로 분포 되어 있고 달궁계곡과 화개골 주변에는 집단적으로 분포되어 있기도 하다.(책자 참조)
2011년 5월 12일 10:00시.
배낭 메고 용산역사에 들어서니 일반복장 사람들이 여-엉 많다. 이상하다 싶어 생각해보니 아하!!! 오늘이 평일이로구나. 맨날 천날 휴일에만 돌아댕기다가 모처럼 평일에 나오니 그것도 헷갈린다, 헷갈려....
그래도 등산복 차림의 상효, 중기, 광유는 이미 도착하여 나를 기다리고 있었으니 바로 우리 넷은 합류하여 일단 이 마트에 시장보러 간다.
광유는 우리들의 배낭 감시조로 역사에 남겨두고 빠른 걸음으로 마트에 들어가 이것 저것 마음껏 고르는데 그게 또 쉬운 것이 아니다.
한 번 보는 장이 이렇게 어려우니 매일 시장을 보는 우리들의 마눌님들은 얼매나 어려울꼬???
새삼 전업주부의 마음 고생이 알만하다.
이래서 인생은 많은 경험이 필요한 것인가 보다.
맥주에 쐬주, 햇반에 라면, 그리고 삼겹살, 양념장, 마늘....
뭣이 그리 많은지 배낭에 다 들어가지도 않아 일부는 봉다리째로 들고 일단 여수행 무궁화열차에 몸을 싣는다.
장도에 오르는 우리의 건아들.....
열차에 타자말자 출발도 하기 전에 일단 상효가 가져온 발렌타인과 펫트 맥주를 따서 소맥으로 한 잔 때리니 초장부터 정신이 얼떨떨...
아니 알딸딸 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11:20분....
드디어 열차가 서서히 몸을 움직인다.
한강철교를 통과하는데 한강 물이 출렁이며 우리를 배웅한다.
아, 드디어 서울을 떠나 지리산을 향하는구나.....
열차가 영등포역에 멈추니 호남 사투리를 구사하는 할매, 할매들이 만원을 이룬다.
자주 있는 열차가 아니니 빈자리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고...
낮술을 먹어서 정신이 어리한(?) 가운데 열차칸을 돌아댕기다가 조선족을 만났는데, 이름이 하명청이라....
영화 황해가 생각난다.
코리안 드림을 꿈구며 한국을 찾은 이녀석...
잘되야 할텐데....
하명청과 함께....
내 눈빛 함 봐라... 거의 환상적이지 않나???
열차는 계속해서 달리고....
중기는 뭐가 그리좋은지 입이 귀에 걸려있고.....
상효도 한 손가락 걸치고.....
이런 저런 이야기와 잠시 졸음끝에 열차는 목적지에서 우리 일행을 내려주고는 다시 떠나간다.
발걸음도 가비얍게, ....
나도야 간다....
16:20분.
구례구역 도착....
우리는 첨에 "구'자가 구(舊)인줄 알았더니 그게 아이고 구(口)자 더라구....
구례입구라는 뜻이라나 뭐라나....
광유야, 니 뭐 생각하는데???
혜공은 아직도 정신이 좀 혼미한 것 같지 않나???
둘이서 하나로....
중기 좀 보소....
그 와중에 얼른 가서 막걸리 한 빙 획득하고.....
그리고는 택시를 집어타고서 일단 성삼재로 가볼까나....
온 세상이 파랗다....
구름인가 안개인가.....
저 멀리 보이는 산이 민족의 명산, 지리산이던가???
노고단, 천은사 방향으로 우회전 해야지....
아마도 샘이 많아서 샘 천(泉)자를 쓰는가 보다....
산 길을 구비구비 휘감아 돌아서......
멋진 한옥도 보이고.....
숲이 깊으니 날씨는 조금씩 서늘해지는 느낌이 들고....
저 멀리 보이는 지리산이 장난이 아이제???
17:10분.
말로만 듣던 성삼재 도착...
기사님께 노고단까지 가자꼬 졸랐지만 길이 없어 못간다니 뭐 할 말이 있어야지...
자, 일단 장도에 오르기 전에 단체로 한 컷!!!
성삼재에 하차하니 안개와 바람이 확연히 다르다.
역시 지리산은 지리산이여.....
자, 이제 노고단을 향해서 어디 한 번 걸어봐???
광유는 벌써 모자가지 뒤집어 쓰고.....
자욱한 안개 보이제???
지리산 제1경이 노고운무라 안카나!!!
짐이 하도 많으니 아직도 손에 뭐 들고 댕기네 그려....
아이고 추버라....
중기는 그래도 좋다고 환한 미소를 짓고서.....
안개가 자욱해도 일단 1박 2일!!!
아따, 팻말보니까 성삼재에서 이제 1.5킬로미터 왔네....
혜공도 여기 있다....
광유는 좀 추워보이제???
에고 벌써 힘이 들라카네요.....
저 계곡에 물흐르는 거 보이나???
그리고 짙은 물안개하고.....
저 밝은 표정봐라. 참 보기좋제???
지리산이 내 손안에 있네 그려......
18:10분.
드디어 제1기착지인 노고단 산장에 도착.....
광유는 먹다 남은 스카치불루 양주를 악착같이 들고 댕기네....
빠알간 진달래꽃을 배경으로 일단 한 방 박고보자구....
평일이라 산장 예약이 수월하게 되었고...
1인당 숙박료는 8,000원에 모포 1매당 임대료가 1,000원이니 모포 두 매까지 합하면 딱 10,000원이라....
4인기준이면 딱 모텔비용이구만....
일단 배낭을 내려놓고 중기는 러시아에서 가져온 보드카 한 병을 떡하니 들고서
포즈를....
자, 이제 취사장으로 가서 어디 한 번 먹어봐???
그 와중에도 이런 포즈가 나오다니 그게 놀랍지....
자, 첫 날의 만찬이다.
푸짐하게 먹어보자구...
노릿노릿한 삼겹살에 통마늘까지....
스카지불루에 보드카라....
포항에서 왔다는 정영우 친구...
우리보다 한 6년 후배인데 입심이 좋고 붙임성이 여간 아니다.
그 덕분(?)에 우리 보드카만 엄청 네다바이(?) 당했지만.....
그래도 산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은 다 좋기만 하다...
오르그라!!! 오르그라!!! 오르그라!!! 야!!!
중기는 지 보드카 네다바이 당할 줄도 모르고 천진난만하게 웃는 거 좀 봐라...
그렇게 웃고 즐기며 먹고 마시니 참 좋은 하루였던 것 같다.
산이 깊어 좋고 한 잔 술에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가 곁에 있으니 기 더욱 좋을시고....
자, 이제 슬슬 취침모드에 접어들어볼까요...
상효는 코골이가 좀 심하다고 우리가 배정받은 1층을 두고 2층으로 향한다.
그런데 잠시 후 다시 복귀라...
뭔 일인가 했더니 2층은 여성전용이라고 퇴출당했다네요...
크크크....
진작에 알아보고 갈 일이지...
뭐 우야노...
우리 함께 골아보자구....
역시 재빠른 정광유....
화목! 단결! 취침!!!
난생 처음으로 잠을 자보는 산장....
그리고 첨으로 와 본 지리산...
자, 노고단 산장에서의 역사적인(?) 첫 밤을 이렇게 맞는다.
와우, 좋아요.....
2011년 5월 16일 오르그라 혜공 박용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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