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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활동

장자 - 끝없는 물음의 철학이야기 2부

by 도화유수 2018. 6. 3.

<성균관대학교 퇴계인문관 옥상정원 원곡정원>


제2부: 장자 - 자유롭고 즐거운 삶을 누리다

6     5/4    機心 - 기계, 문명의 비밀                       이현구(성균관대 초빙교수)

7     5/11   餘地 - 쓸모없는 것이 꼭 필요하다         이현구(성균관대 초빙교수)

8     5/18  江湖 - 사랑의 가르침이 불필요한 세계   이현구(성균관대 초빙교수)

9     5/25   精神 - 천지와 정신왕래한 장자             이현구(성균관대 초빙교수)

10    6/1    中道 - 유용과 무용 사이에서 노닐다     이현구(성균관대 초빙교수)


제6강 機心(기심) - 기계를 쓰면 기심이 생긴다

利用厚生(이용후생)란 말이 있다. 新儒學(신유학)이 동력을 잃고 야기심성(野氣心性)논쟁으로 소모전을 할 때 실학자들이 혁신을 주장하며 자주 내세운 말이다. 이 말의 근거는 유학의 고대 경전[書經(서경)]에 들어잇다. [서경]에서는 正德 利用 厚生을 정치의 요체로 설명하였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총 균 쇠]에서 지금 지구를 점령하고 지배하는 ‘문명인’들이 어떻게 다른 인종과 동물들을 이길 수 있었는가에 대한 대답을 과학적으로 해보려 하였다. 유발 하라리 교수는 [사피엔스]에서 이 인류가 세계를 지배한 힘의 근원을 요약하여 신, 국가, 돈으로 설명하였다. 사파엔스는 인지혁명[7만년전], 농업혁명[12000년전], 과학혁명[500년전]을 통하여 오늘날의 상황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의 성공이 만들어 낸 지금의 상황은 그리 낙관적인 것 만은 아니다.

고대 제국이 만들어지던 시기에 살았던 장자는 그 위험성을 가장 민감하게 포착한 사상가였다고 하겠다. 저 편리한 기계와 도구들은 순박하게 살던 사람들의 마음속에 기계의 마음을 심고, 사람들은 군자와 소인으로 계급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 보았다. 그것은 결국 양극화로 나가서 사람들이 서로를 먹는[人相食(인상식)] 암울한 상황으로 끝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그러면 순자의 말대로 장자는 ‘자연에 가려져 인간과 문화를 알지 못한[蔽於天而不知人(폐어천이부지인)]’ 사상가였던가.

1. 機械(기계) 機心(기심) - 기계를 쓰면 기심이 생긴다.

- 남방으로 유랑하던 자공이 채소밭에 옹기로 물을 주고 있는 어른을 만난다. 桔橰(길고)라는 최신식 물대는 기계를 소개한 자공에게 포옹노인은 일장 연설을 한다. 핵심은 기계를 쓰면 기계의 마음이 생겨 순박한 본심을 잃기 때문에 쓰지 않는다는 말이다. 공자는 이 이야기를 전해 듣고 儒家(유가)와는 다른 混沌(혼돈)術(술)을 쓰는 사람이니 우린 알 수 없다고 한다. [천지]327

2. 至德(지덕)之(지)世(세) - 지극한 덕이 있던 이상시대는 자연 방임[天(천)放(방)] 상태였다.

- 말을 길들이기 시작하면서 말의 절반은 죽었다. 天(천)放(방)으로 살던 시대가 지극히 행복한 시대였다. 소박하고 통일되어 있던 시대다. 능력과 기교가 숭배되면서 군자 소인이 나뉘고 천하는 갈라지게 되었다. 儒家(유가)의 聖人(성인)은 이런 분란에 책임이 있다. [마제]257

3. 好(호)知(지)之(지)亂(란)天下(천하) - 천하 대란의 원인은 지식을 좋아함이다.

- 활이 발달하면 하늘을 나는 새들이 괴롭고, 낚시와 그물이 발달하면 물 속에 사는 고기들이 괴롭고, 올가미 덫이 발달하면 숲 속의 짐승들이 괴롭다. 好(호)知(지)가 일으킨 천하 대란은 나무 벌레 새 짐승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의 천성을 잃게 만들었다. [거협]276

4. 知(지)母(모)不(부)知(지)父(부) - 백성들은 어미를 알지만 아비를 모른다.

- 아주 옛날에는 짐승들이 많고 사람은 적었다. 사람들은 나무 위에 둥지를 지어 살고 채집생활을 했다. 의복도 없었다. 어미는 알지만 아비는 몰랐다. [도척]714

5. 人(인)與(여)人(인)相(상)食(식) - 천세 뒤에는 사람이 서로 잡아먹는 날이 올 것이다.

- 이 문명이란 것이 머리카락을 세어가며 빗질을 하고 쌀알을 세어서 밥을 짓는 꼴이다. 이대로 가면 먼 훗날에는 사람들이 서로 잡아먹을 것이다. 이런 분란의 뿌리는 요순에서 시작되었다. [징상초편]

6. 無(무)以(이)人(인)滅(멸)天(천) - 인간의 욕심 때문에 자연을 파괴시키지 말라.

- 말에 재갈을 물리고 소의 코뚜레를 만들어낸 것은 인간의 욕심이다. 이는 자연의 참된 본성에 위반된 행위다. [추수]431

7. 賢(현)人(인)賊(적)天下(천하) - 현인은 천하를 해치는 도적이란 측면이 있다.

- 문명은 양날의 칼이다. 문명을 열었다는 요임금은 천하의 웃음거리가 될지 모르고 그 결과는 人(인)相(상)食(식)의 상황일지도 모른다. [서무귀]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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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담 3가지

①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②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③ 콩 한 쪽도 나누어 먹는다.

미국대통령 피어스에 의해 파견된 백인 대표자들이 이 땅(지금의 시애틀)을 팔 것을 강압적으로 요구했다.

이 편지는 그에 대한 답글인데 이 문건은 미국독립 200주념을 기념한 '비밀해제'로 120년 만에 세상에 햇빛을 보게 되었다.

당시 피어스 대통령은 추장 시애틀의 편지에 감복한 나머지 이 지역을 '시애틀'이라고 명명했으니 캐나다 접경도시 태평양 연안 이곳이 바로 오늘날의 시애틀이 된 것이다.

다음은 대통령을 감동시킨 시애틀 추장의 연설문이다.

우리는 모두 형제들이다.

나와 함께 온, 지금 당신들 앞에 서 있는 한 무리의 이 사람들은 나의 부족이며 나는 그들의 추장이다.

우리는 왜 이곳에 왔는가?

연어 떼를 구경하기 위해서 이다. 올해 첫 연어 떼가 강물로 거슬러 올라오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 연어는 우리의 주된 식량이기 때문에 연어 떼가 일찌감치 큰 무리를 지어 강의 위쪽으로 거슬러 오는 걸 보는 일만큼 우리에게 즐거운 일은 없다. 그 숫자를 보고서 우리는 다가오는 겨울에 식량이 풍부할 것인가를 미리 안다. 오늘 우리의 마음이 더없이 기쁜 까닭은 그 때문이다.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연어 떼가 햇살에 반짝이며 춤추는 것을 우리는 우리의 눈으로 직접 보았다. 또 한 번의 행복한 겨울이 우리를 찾아올 것을 짐작한다.

<생략>


5월 11일   대학캠퍼스에 축제가 한창이다.






제7강 餘地(여지) - 쓸모없는 것이 꼭 필요하다

[노자도덕경]에서는 ‘無(무)之(지)用(용)’이란 말이 나온다. 우리가 집을 만들 때 문이나 창문을 내지 않고 빈 곳이 없이 벽을 만든다면 방은 쓸 수가 없게 된다고 설명하였다. 이런 사실이 ‘있음[有(유)]’만 가지고는 이 세계가 이루어질 수 없음을 입증해 준다고 보았다.

[장자]에는 ‘無用之用(무용지용)’이란 말이 여러 차례 나온다. 무용하다는 것은 우리의 가치판단이다. 어떤 것이 가치가 없고 무용하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그 생각에 동조하고 그것이 유용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사람들의 생각은 집단적으로 한 쪽에 갇히게 된다. 이런 갇힌 생각들은 더욱 견고하게 높은 성을 이루어 사람들은 성밖이 있는 줄도 모르고 산다. 장자의 무용지용은 이 성벽을 허물고 사람들의 갇힌 생각을 유연하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비로소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경지에서 세계를 보게 된다. 달관의 경지이다.

우리가 발을 딛지 않는 땅도 걷는 데 꼭 필요하듯이 아무 것도 그리지 않은 동양화의 여백도 의미를 가진다. 그러므로 무용지용의 논설은 무용한 것은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유용론은 세계를 일률적으로 보는 방식이 된다. 이 방식은 어떤 것을 선택하고 어떤 것을 배제한다. 여백론은 우리의 문명이 선택에서 배제한 것들이 권리를 주장하고 복권하게 만든다. 우리가 쓸모없다고 내버린 것들이 본래의 자리를 찾아 되돌아온다. 호랑이가 지구상에 없으면 왜 안 되는가? 장자의 관점에서 호랑이는 무용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만물일체와 무한한 사랑의 이론이 무용지용론에 연결됨을 곧 이해할 수 있다.

1. 子(자)言(언)無用(무용) - 나의 벗 장자여! 그대의 말은 무용하다.

- 혜시는 장자의 말이 세상에 쓸모가 없다고 하였다. 장자는 우리가 발 닿은 땅만 두고 나머지 땅을 다 파내면 걸을 수 없다는 것으로 무용한 땅이 없다는 것을 설득한다. [외물]663

2. 莫(막)知(지)無用之用(무용지용) - 사람들은 무용의 쓰임새를 알지 못한다.

- 초나라 미치광이 접여가 공자에게 무용한 인간으로 처세하라고 노래를 불렀다.

[인간세]142

3. 小(소)不(부)勝(승)爲(위)大勝(대승) - 작은 것에 져야 큰 것을 이긴다.

- 바람은 손가락질이나 발길질을 이기지 못하지만 나무를 쓰러뜨리고 집을 날려 버린다. 외발인 기는 발이 많은 노래기를 부러워하고, 노래기는 발이 없이 잘 가는 뱀을 부러워하고, 뱀은 자유로운 바람을 부러워하고, 바람은 눈을 부러워하고, 눈은 마음을 부러워했다. [추수]433

4. 鳧(부)脛(경)鶴(학)脛(경) - 오리 다리는 짧고 학의 다리는 길다

- 생긴대로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 지극히 바른 것이다. 자르고 이어붙이고 할 필요가 없다. 남고 모자란다고 생각하여 우울한 것은 생각이 한쪽으로 갇혀서이다.

[변무]246

5. 鵠(곡)不(부)日(일)浴(욕)而(이)白(백) - 고니는 매일 목욕하지 않아도 희다.

- 노자는 공자가 역설하고 다니는 仁義(인의)는 억지라고 한다. 고니가 매일 목욕하지 않아도 희고 까마귀는 날마다 검은 물을 들이지 않아도 검은 것처럼 자연그대로 살아가라고 한다. 물이 말라 서로 죽어가면서 위해준다고 아둥바둥하지 말고, 물이 풍부한 강호에서 서로 잊고 살자고 한다. [천운]386

6. 百(백)步(보)一(일)飮(음) - 백걸음에 한모금 물마셔도 그것이 즐겁다.

- 못에 사는 꿩은 열 걸음에 한번 먹고 백걸음에 한번 마시지만 새장 속에 갇혀서 길러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기운은 왕성하겠지만 좋지는 않다. [제물론]97

7. 三(삼)日(일)而(이)死(사) - 바다 새는 노나라 군주의 극진한 대접에도 삼일 만에 죽고 말았다.

- 황제의 음악을 들려주고 큰 가축들을 잡아 극진히 대접하였으나 바다 새는 삼일 만에 죽고 말았다. 본성이 각기 다르니 좋아하고 싫어함도 다르다. [지락]455

8. 衛(위)有(유)惡人(악인) - 생김새는 추악한데 덕은 완전한 위나라 사람 애태타 이야기

- 애태타는 천하에 못생긴 사람인데 남자들은 그와 함께 있으면 좋아하고 여자들은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기보다 그의 첩이 되고 싶다는 사람이 줄을 선다. 노나라 애공은 그를 만나보고 곧 그에게 반해서 나라를 맡기는데 그러자 그는 떠났다. 공자는 애태타를 타고난 재질이 온전하고 덕이 드러나지 않은 사람[才(재)全(전)而(이)德(덕)不(부)形(형)者(자)]이라고 애공에게 설명한다. 덕충부]159


5월 18일



제8강 江湖(강호) - 사랑의 가르침이 불필요한 세계

고통이 없고 자유와 즐거움으로 가득한 곳은 어디에 있는가? 거꾸로 매달려 꽁꽁묶인 것처럼 답답한 인간의 굴레는 어떻게 풀려날 수 있는가? 삶은 얼마나 진퇴양난의 어려운 상황 속에 우리를 가두고 있는가? 세속을 떠난 超俗(초속)의 세계, 신선의 세계는 어떤 곳인가? 물이 말라 진흙탕에서 죽어가는 서로를 위해 입김을 불어 주고 침을 발라주며 애를 태우는 물고기들은, 남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고 헌신하는 사랑의 가르침을 버리고,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서로를 잊고 살 수 있는 맑은 물이 넘쳐나는 강과 호수를 어떻게 찾아갈 수 있을까? 장자가 말하는 강호는 어떤 곳이고 어디에 있는가?

석가모니 부처님은 大慈大悲(대자대비)를 설법하고, 공자는 忠信(충신)仁義(인의)를 가르치고, 묵자는 兼愛(겸애)交(교)利(리)를 실행하여 인류가 평화와 사랑으로 나아갈 길을 열었다. 그러나 이들 사랑의 가르침이 억지스럽다고 하며, 造花(조화)같다고 하며, 얄팍하다고 하며, 장자는 더 깊은 상상을 펼친다.

1. 兩(양)忘(망)化(화)道(도) - 요도 걸도 잊고 大道(대도)에 동화한다.

- 상대적으로 세계의 취사선택을 뛰어넘어 대도의 세계로 들어가면 둘 다 잊을 수 있다. [대종사]189

2. 天(천)之(지)륙民(민) - 공자는 하늘로부터 벌을 받은 사람.

- 자상호의 죽음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막역지우 맹자반과 자금장을 보고 돌아온 자공은 저 奇人(기인)들과 다른 공자의 정체성을 묻는다. 공자는 房內(방내)之(지)人(인)이요, 하늘에 벌을 받은 사람[天(천)之(지)륙民(민)]이라고 한다. 저 기인들은 인간 세상에서는 잘 맞지 않는 존재들이지만 하늘에서는 최고의 인간들이다. [대종사]207

3. 遊(유)無(무)極(극)之(지)野(야) - 끝이 없는 들판에 노닐다

- 광성자의 도를 얻은 자는 해와 달과 함께 빛나며, 천지와 더불어 영원하고 사람들이 다 죽어도 홀로 獨存(독존)한다. [재유]296

4. 蝸角之爭(와각지쟁) - 두 나라의 전쟁은 달팽이 뿔 위의 싸움

- 무한한 우주의 관점에서 보라. [칙양]632

5. 懸解(현해) - 현실 삶의 고통에서 풀려나는 것은 매달려있던 것이 풀린 듯.

- 죽음은 삶의 고통에서 풀려나는 것. 땔나무에 불이 타고 나면 다른 나무에 옮겨 가 끝이 없이 탄다. [양생주] 98

6. 天刑(천형)之(지) - 하늘의 별

- 공자는 왜 혼란한 세속에 얽힐 수밖에 없는가. 死生(사생)을 하나로 보고, 可不可(가불가)를 하나로 일관시키면 桎梏(질곡)에서 풀려날 수 있지만, 그의 운명은 하늘이 내린 형별이라 어쩔 수 없다. [덕충부]158

7. 吾(오)相(상)拘(구)馬(마)耳(이) - 왕에게 개와 말의 관상이야기를 했을 뿐

- 서무귀는 개와 말의 관상이야기를 했는데 왕은 너무 기분이 좋아하였다. 왜야하면 왕은 너무나 온랜만에 眞人(진인)의 말을 등어보았기 때문이다. [서무귀]24

8. 治(치)其(기)치邪(사) - 치질이라도 치료해 주었는가?

- 속물에게 장자가 던진 냉소. {열어구]764

9. 遊(유)於(어)雕(조)陵(릉) - 조릉에 노닐다.

- 조릉에 갓다가 격은 현실 세계의 물고 물리는 위태로움을 절실하게 깨닫게 하였다. [사목]503

10. 人(인)樂(악)天(천)樂(악) - 사람의 즐거움이 있고, 하늘의 즐거움이 있다.

- 하늘의 즐거움을 아는 자는 하늘을 원망을 받지 않고 사람들의 비난을 듣지 않으며 외계의 사물에 방해되지도 않고 귀신의 벌을 받지도 않는다. 그래서 그가 움직일 때는 하늘 같고, 그가 고요할 때는 땅 같으며, 하나의 마음이 안정되어 천하의 왕자가 된다. 그 육체는 손상되지 않고, 그 정신도 피로함이 없으며, 하나의 마음이 안정되어 만물이 복종한다. 무심의 고요함을 천지에 밀고 나가 만물에 두루 통하게 함을 말한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하늘의 즐거움이라 한다. 하늘의 즐거움이란 성인의 마음으로 천하를 부양하는 일이다. [천도]348


5월 25일





6월 1일

제10강 中道(중도) - 유용과 무용 사이에서 노닐다

[장자]의 표현이 상식을 뛰어넘는 놀라운 상상과 비유로 끝없이 전개되어 아무런 결론이 없는 ‘판단 중지’의 연속이라고 본다면, 결국 극단의 회의론, 불가지론, 상대주의 이론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萬物(만물)齊(제)同(동) 道通(도통)爲(위)一(일)의 원리를 체득한 지극한 경지에서 쭉정이로 요순을 만들어낼 수 있는 至人(지인)神人(신인)같은 신선들의 세계를 이야기 하고, 枯木死灰(고목사회) 心(심)齊(제)坐忘(좌망)의 수련법을 말한 것은 불교의 參禪(참선)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장자의 언어 지식에 대한 의미론적 통찰과 無用之用(무용지용)의 비유들은 成(성)心(심)成(성)見(견)으로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갇히기 쉬운 우리의 꿈을 깨워주는 대화술이었으며, 자기의 관조와 달관의 경지를 뽐내지 않고 사람들과 和光同塵(화광동진)하고 편견에 치우치지 않으려는 방편이었다면 장자의 사상은 조화적절함으로 귀결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장자의 세계에서는 버려지고 천대받는 하찮은 존재들이 없고 모두 따뜻하게 환대를 받는 귀한 존재가 된다.

전쟁으로 尸(시)山(산)血(혈)海(해)를 이루는 전국시대의 위압에 남루한 옷을 입고 평화를 외치며 백성들의 삶을 걱정한 장자의 모습은 전차에 두 발을 치켜들고 막아선 사마귀를 연상시키지만 그는 춘추전국시대 어떤 사상가에게도 뒤지지 않는 휴머니스트이면서 어려운 사람들의 벗이고 우리에게 큰 꿈을 꾸게 한 위대한 사상가였다.

1. 材(재)與(여)不(부)材(재)之(지)間(간) - 유용과 무용 사이

- 나무는 무용하여 살아남고 거위는 울지 못하는 무용한 놈이 죽게 되었다. 그렇다면 해답은 유용과 무용 사이인가? 장자는 그건 비슷하지만 정답은 아니라고 한다. 도덕을 타고 자유롭게 되라고 한다. [산목]487

2. 庖丁(포정)解(해)牛(우) - 소잡는 백정의 연설을 듣다

- 문혜군은 백정의 이야기를 듣고 양생의 도를 얻었다. [양생주]92

3. 養生(양생)若(약)牧(목)羊(양) - 양생은 양치듯이 하는 것이다.

- 수련을 잘하여 아기같이 된 도사는 호랑이에게 먹히고 사회관계를 잘한 사람은 속병으로 죽었다. 내외의 약점을 보완하지 못한 때문이다. [달생]471

4. 朝(조)受(수)命(명)而(이)夕(석)飮(음)冰(빙) - 아침에 왕명을 받고 저녁에 얼음물을 마신다.

- 인간은 신체는 생물학적 존재이지만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의 위치는 이것과 충돌할 수 있다. 신체를 손상하는 것을 음양의 우환이라 하고, 사회적 존재의 손상을 인도의 우환이라 하였다. 공자는 생명과 도의로 설명하였고 장자는 공자의 말을 통하여 安命(안명)論(론) 을 펼치고 있다. [인간세]120

5. 順逆(순역) - 사리에 순조로움이 있고 거슬림이 있다.[인간세]130

6. 此(차)極(극)命(명)也(야) - 이 극도의 가난은 운명이다

-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가 없다. 이것은 운명이다. [대종사]217

7. 入(입)獸(수)不(부)亂(란)群(군) - 짐승들 속에 들어가도 무리가 놀라지 않는다 [삼목]494

8. 天民(천민)天子(천자) - 하늘의 백성 하늘의 자식이 있다

- 天(천)鈞(균)이라는 자연의 균형을 깨지 않는 법. [경상초]575

9. 至人(지인)不(불)留(류)行(행) - 지인은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 [외물]664

10. 鸛(관)雀(작)蚊(문)虻(맹)相(상)過(과)乎(호)前(전) - 새나 모기가 날아가는 것을 보듯이

- 봉록이 30이든 3000이든 의미를 두지 않는다. [우언]677

11. 與(여)之(지)爭(쟁)席(석) - 자리를 차지하려 밀치다

- 참 사람의 세속과 동화하는 모습 [우언]681

12. 顔回(안회)足(족)以(이)自(자)樂(악) - 안회 안빈락도하다

- 공자가 안회의 안빈락도 하는 모습에 찬탄하다. [양왕]697

13. 曳(예)尾(미)途中(도중) - 진흙 속에 꼬리를 끌며 살겠다.

- 초나라 왕의 초빙을 거절하며

14. 或(혹)聘(빙)莊子(장자) - 장자를 초빙하려는 사람들에게

- 희생의 제물이 되는 소처럼 되고 싶지는 않다. [열어구]772

15. 莊子(장자)將(장)死(사) - 장자가 임종에 한 말 [열어구]7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