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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아! 지리산 2.노고단에서 세석산장까지! 본격적인 산행(2011. 5.12~14)

by 도화유수 2024. 2. 18.

노고단의 진달래
삼도봉
진달래가 만발
형제봉

오늘의 일정(5월 13일(금)

노고단산장(1)1507m(5135:30출발)임걸령(7:00아침식사)삼도봉(9:00)화개재(뱀사골대피소9:10)토끼봉1534m(9:40)총각샘()연하천대피소()(11:20)벽소령대피소(13:30점심:라면)선비샘()15:30 세석대피소(17:30 저녁식사③:1박)

 

 

새벽 2시부터 일출을 보기위해 몇몇 산꾼들이 조심 조심 움직이기 시작했다.
평소라면 낮부터 마신 술로 비몽사몽간에 숙취에 너부러져 있을 새벽 4시에 우리 일행은 약속이나한 듯 모두 모포를 털고 일어났다.
햇반과 라면으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산장을 나섰다.
노고단으로 가는 길은 막혀있어 멀리서 눈도장만 찍었다.
길옆으로는 잎나고 꽃핀다는 철쭉은 꽃몽우리만 올라와 있었으나 꽃지고 잎난다는 진달래는 흐드러지게 피고있었다.
새벽바람은 제법 쌀쌀하였다.

본격산행 : 멋진 산행을 기원하며

 

06:00 노고단 마루 정상부 도착. 와우!!! 눈부신 태양과 새빨간 진달래 꽃.
진달래 터널이 나오는데 아직 이곳에는 진달래가 제대로 피질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철쭉과 진달래

 

천왕봉까지 25.5Km.
지리 3봉중 하나인 반야봉은 다음 기회에 오르기로 하고 본격적인 지리종주를 시작하였다.
일부의 전문 산꾼들은 화대종주(화엄사에서 출발하여 대원사로 내려가는 코스)라야 지리산을 제대로 걸었다고 한다는데...글쎄다.

07:10 임걸령 도착. 아이고, 추버라. 바로 아래쪽에 있는 약수터에서 물 한모금씩

 

07:50 해발 1,498미터의 노루목 삼거리 도착. 멀리 보이는 지리산 제2봉 반야봉은 슬쩍 보는 것으로
08:20 삼도봉 도착.  전라남도, 북도 그리고 경상남도에 걸쳐져 앉아 있는 산
08:50 화개재 도착. 좌로 가면 반선, 뱀사골 가는 길... 우리는 조금 우측 연하천 산장 방향으로
화개재를 넘어 경사도와 전라도의 물물 교환이 이루어졌다는데
11:05 드디어 연하천 산장 도착

이곳에도 바람은 씽씽 불어오고....

버너에 라면을 끓이려는데 바람때문에 화력이 여-엉 시원찮다.

배낭으로 가리고 어쩌고 해보지만 역시 역부족...

그런데, 바로 그 때!!!

어제 노고단 산장에서 우리 보드카 네다바이 했던 친구가 나타나서 바람막이를 지원해주네요.

역시 서로 돕고 사는 법....

덕분에 라면도 빨리 익히고....

햇반을 다 꺼내서 냄비에 넣고 물 조금 부어 밥하듯이 했더니 아주 잘 익을 뿐만 아니라 누룽지까지 살짝 눌어 상효가 맛있게 잘 긁어(?) 묵네요.

광유는 햇반 밥짓는 방법을 자기가 개발했다고 자랑(?)해쌌코....

 

새끼 팩쐬주를 어제 분명 6개 샀는데 한 개가 여-엉 보이지를 않는다.

거울을 보고 혼자 고스톱을 쳐도 계산이 맞지않는다 카더니 이건 뭐 배낭 속에 있어봐야 무거운 짐밖에 안될텐데도 나타나질 않으니 어쩔 수가 없네요.

밥과 라면을 맛있게 먹고 후식으로 커피까지 한 잔.....

산장에서 먹는 진 향의 커피 맛....

느그들이 커미 믹스 맛을 알어???

 

그런데 어제 만난 그 친구는 산장에서 신라면을 사와서 그냥 끓인다.

배낭 크기는 장난이 아니던데...

그러면서 그 친구 하는 말 왈!!!

지리산 올 때는 자기가 먹을 쐬주하고 돈만 들고 오면 된다카네요.

왜냐하면 돈이 햇반이나 라면보다 훨씬 가볍다나 뭐라나....

참으로 맞는 말씀입니다.

돈은 가볍고 짐은 무겁도다....

 

13:45 형제봉 도착. 높다란 바위 두 개가 나란히 서서 우애를 나누는 모습.  흰구름과 높은 바위, 그리고 소나무까지 아주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14:40 벽소령 산장 도착.
여기서 세석까지는 배낭크기가 우리 키만한 것을 휴대하고 다니는 전문 산악맨이 4시간을 잡아야된다한다
벽소령산장을 배경으로

 

벽소령에 도착하니 어느새 나는 많이 지쳐있었고....

약수를 받으려고 식수대를 찾으니 저 아래 한 70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네요.

결국은 물 받기를 포기하고....

그런데 중기는 혼자 가서 물을 떠오기는 했는데 그 70미터가 그리 멀 수가 없다고 하소연 하네요.

지금까지 걸어온 한 15킬로미터 보다 더 멀게 느껴진다고.....

아, 그러고보니 연하천에서 벽소령까지는 거리에 비해서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그 놈(?)의 울퉁불퉁한 돌 길이 왜그리도 험하든지...

역시 지리산 종주는 멀고 먼 고행 길이여....

 

14:55분.

벽소령 산장에서 세석 산장을 향하여 힘든 발걸음을 옮긴다.

발바닥은 화끈 거리고 발목은 시큰 거리고 어깨는 뻑저지근하고 허리는 얼얼하고 다리는 뻐근하고....(박용운 거의 앵꼬)

 

15:50 선비샘 도착.
물이 콸콸흐르고 세석 방향에서 먼저 온 부부가 시원스럽게 세족을 마치고 우리에게 자리를 빼준다. 우리도 한 번 세수하고 발딲고 아이고, 시원하다...

중기야!!! 아무리 피곤해도 그렇지...  하품할라카마 손으로 입을 가려야지....

모두들 조금씩은 피곤한 모양이다.  혜공은 특히 더하고....

세석 산장까지는 아직도 1.4킬로미터나 남았네 용운이는 거의 앵꼬났음
18:20 드디어 영신봉에 도착. 세석 600m

저 멀리 세석 산장이 보이니 힘이 절로 솟는다...

진작에 좀 나타나시지...

모두들 발걸음이 한결 빨라지는 듯하고....

 

18:30분. 드디어 세석 산장 도착.

 

취사장 내부는 자리도 없고...

바깥에 전을 펼치니 바람이 장난이 아니게 차다.

이젠 또 추위와의 싸움이런가...

그래도 일단 묵고 보자구...

엑스 오 양주 한 병....

이 놈의 술 병이 왜그리 무겁던지...

이것을 진작 풀어서 먹어치웠어야 했는데....

모든 친구들이 한마디씩 거든다.

아이고, 혜공 무겁다고 진작 이야길 하지....

그러나 그럴 기회가 있었어야지....

 

하늘엔 2/3쯤 되는 보름 달이 훤히 비쳐주고....

북어/미역국에 햇반으로 일단 주린(?) 배를 채우고....

추가로 신라면이요....

날은 춥고 몸은 피곤하고 양주 한 잔에 피로가 휘감겨 온다.

이 표 쪼가리가 없으면 바로 비박(야영) 신세.....

고단한 몸을 누이면서 오늘 하루 지리산의 장엄한 광경을 볼 수 있도록 해주신 신령(?)님과 친구들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곤히 하늘나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