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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여행

계족산 황톳길을 걷다.(2021.10.20)

by 도화유수 2021. 10. 23.

계족산성
계족산 황톳길을 걷다

계족산[ 鷄足山 ]

요약 대전광역시 대덕구와 동구에 걸쳐 있는 산.

높이는 429m로, 대전광역시 동쪽에 있으며, 산줄기가 닭발처럼 퍼져 나갔다 하여 계족산이라 부른다. 서쪽에는 성재산(390m)이 나란히 서 있다. 사방 원형의 산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금병산, 우산봉, 갑하산으로 산줄기가 이어진다.

정상에 팔각정인 봉황정과 전망대가 세워져 있다. 능선을 따라 3km 거리의 계족산성이 축조되어 있는데, 백제와 신라의 격전지로 유명하며, 시에서 성곽을 복원하였다. 계족산성 외에 고분군, 절터, 가마터 등이 있고, 조선시대의 사찰인 비래암이 남아 있다.

대전 8경의 하나로 꼽히며 1995년 6월에 개장한 장동삼림욕장 등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가뭄이 심할 때 이 산이 울면 비가 온다고 해서 비수리 또는 백달산이라고도 한다.

계족산(420m)이라. 익숙한 이름, 계룡산(845m)이 떠오른다. 지도를 살펴보니 계족산은 대전 외곽 동쪽에 자리하고 대전 서쪽 경계선으로는 계룡산 자락이 닿는다. 대전을 사이에 두고 서쪽으로는 계룡산이, 동쪽으로는 계족산이 자리하는 셈이다. 모두 이름에 계가 들어간다. '닭 계(鷄)'자다. 대전(大田)은 큰 밭을 뜻하니 큰 밭을 사이에 두고 닭들이 에워싼 그림이 그려진다. 어떤 이들은 두 닭산을 이어 계룡산은 닭의 머리, 계족산은 닭의 다리로 풀어내기도 한다. 맞다. 계족(鷄足), 닭의 다리라는 뜻이다. 산 중턱의 순환 임도가 닭의 다리를 닮았다고 닭다리산 또는 닭발산이라고 불렀다. 인근 송촌에 지네가 많아 지네와 천적인 닭을 이름에 붙였다고도 전해진다.

 

계족산 황톳길

계족산에 황톳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명품 100리 숲길과 장동산림욕장도 품고 있다. 오늘 걸을 황톳길은 그 일부, 계족산 산중턱 임도를 따라 이어진다. 장동산림욕장 입구가 시작점이다. 마을 주민들에게 사랑받던 계족산이 대전 시민은 물론 전국구로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톳길 공이 크다. 건강을 챙기는 이들이 힐링(Healing) 여행지로 황톳길을 찾았기 때문이다. 정상에 오르는 대신 계족산 능선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환형의 길. MTB코스로도 사랑받고 있는 임도의 일부를 황토로 덮어 만들었다. 비가 오고 난 후에는 황토의 부드럽고 찰진 느낌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내리막길에서는 미끄러울 수 있으니 주의하자.

황톳길은 장동산림욕장 입구~원점 삼거리~임도 삼거리~절고개 삼거리~원점 삼거리~장동산림욕장 입구로 이어진다. 총 14.5km로 넉넉하게 5시간 정도면 걸을 수 있는 원점회귀 코스이다. 계족산성을 오르지 않는 이상 매끄럽고 부드러운 길이 이어진다. 물이나 간식 등을 챙겨 산책이나 소풍을 가기에도 좋고 운동 삼아 힘차게 걷기에도 좋다. 시원하게 뻗은 나무 사이로 부드러운 황톳길이 이어진다. 맨발로 찰진 황토가 그대로 전해진다. 황토에는 미생물을 품은 효소들이 있는데 그들이 몸의 순환작용을 돕는다고 알려진다. 발가락 사이사이로 파고드는 황토에 부쩍 건강해지는 것 같다. 문득 궁금해진다. 황토, 누가 깔았을까? 왜?

계족산 황톳길은 (주) 맥키스컴퍼니 조웅래 회장의 맨발 걷기 체험에서 출발한다. 맨발 걷기의 효능에 반한 조 회장이 계족산에 황톳길을 조성하기로 한 것. 황톳길은 2006년 시작한 선양마사회 마라톤 대회와 함께 모습을 갖춰간다. 매년 진행해온 마라톤 대회는 지난 2011년 계족산 맨발축제로 이름을 변경, 사람과 자연 그리고 문학과 문화예술 축제로 방향을 잡았다.

산림욕장 덕분인지 숲에 안겨 걷는 기분이 제법 괜찮다. 신발을 신고 임도를 걷는 것과 맨발로 황톳길을 걷는 차이를 직접 느껴보자. 항상 양말과 신발에 갇혀있던 발바닥이 만세를 외치는 것 같다. 닿을 때마다 발을 쫀쫀하게 감싸주는 황토의 질감은 느껴보지 않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얼마나 걸었을까. 계족산성을 알리는 표지판이 나온다. 여기까지 와서 계족산성을 놓칠 수 없어 오르기로 했다. 길이 제법 가파르다. 지금까지 걸어온 황톳길이 덧셈과 뺄셈이라면 지금부터 계족산성까지 이어진 길은 미적분이다.

계족산성(사적 제355호)은 계족산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축조된 산성이다. 백제가 쌓은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1998년 발굴을 통해 6세기 경 신라에서 쌓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성안에서 발굴된 토기 조각 대다수가 신라의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길이 1200m에 높이 7~10m. 복원된 일부 성벽만으로도 그 장대한 규모를 엿볼 수 있다. 대전 북동쪽에 자리한 계족산은 넓은 분지를 품은 데다 중부지방과 영남지방을 잇는 길목으로 전략적 요지였음을 알 수 있다. 계족산성이 힘을 더한다.

약간 가파르지만 20분 정도만 오르면 계족산에서 가장 높은 곳인 계족산성 위에서 대전을 바라볼 수 있다. 아파트로 빼곡하게 채워진 전민동과 관평동을 비롯해 시원한 대청호수까지 펼쳐진다. 지금은 많이 쇠한 대전역과 주변 원도심도 보인다. 풍경에 취해 있을 때 계족산성을 맨발로 올라오는 이가 보인다. 황톳길 마니아 이하나(가명·67세)씨. 황톳길뿐 아니라 계족산성까지 맨발로 올라왔단다. 혼자와도 무섭지 않고 관절에도 무리가 없어 자주 찾는다고.

"황톳길 걷고 여기 계족산성까지 올라와야 제대로 걸은 것 같아요. 여기서 바라보는 풍경이 또 그만이거든요. 대전이 곳곳이 한눈에 보이니까요. 산성에서 도시락 먹고 내려가면 딱이지. 이게 내 건강 비법이라우!"

'맨발로 걸어요, 계족산 황톳길'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한국관광공사)

 

10월20일 오후에는 장태산휴양림을 출발해서 계족산으로 향한다. 장동산림욕장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2005년 4회 계족산마라톤 사진이 컴퓨터에 있어 싣는다.